경제성장률 전망치, 올해 2.9%→2.7%, 내년 2.7%→2.6%
실업률, 올해와 내년 3.9% 전망...2001년 이후 가장 높아
취업자 수 증가, 올해 20만명대→7만명, 내년 20만명대→10만명
수출증가율, 설비·건설 투자, 민간소비 등 중요 지표 악화 전망
KDI "성장률 회복을 위해선 산업경쟁력 강화 절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년 성장률과 실업률, 취업자 수 증가 폭 등 중요 경제지표와 관련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기존 전망치를 대대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올해 4분기 취업자 증가 폭에 대해선 0명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오늘 KDI가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내년은 2.7%에서 2.6%로 각각 내렸다. KDI가 수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올해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으로 절반 이상 대폭 낮췄다.

이에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남아있는 3개월 동안 취업자수가 ‘0명 정도 수준의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아주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년 초까지 취업자 증가수가 크게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KDI는 실업률에 대해서도 올해와 내년 모두 3.9%로 2001년(4.0%)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출증가율의 둔화와 투자 부진의 심화, 소비증가세의 둔화 등 중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수출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을 반영했다"며 "반도체 외 기업의 투자 계획이 상당히 지연 또는 취소되면서 전반적인 투자 감소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5%에서 -1.8%로, 건설투자 전망치는 -0.2%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도 건설투자는 -3.4%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소비 부진 요인으로 고용 부진, 근로시간 단축 논란 등 각종 경제 불확실성을 들었으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가격 하락과 주가 불안 등으로 촉발된 마이너스 자산효과도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아직까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의 리스크가 작용하면서 수출증가율은 올해 8.7%에서 내년엔 그 절반 수준인 4.6%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성장률 회복을 위해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인위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노조의 파업 등이 연이어 지속되면서 올해 7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3% 감소,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KDI는 "수출제조업 경쟁력 저하에 따른 저성장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며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 없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 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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