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탈원전 재고를 바라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1회 졸업생들의 청원
[기고] 탈원전 재고를 바라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1회 졸업생들의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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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서울대 공대 원자력공학과 1회 입학생 탈원전 비판
"대한민국 탈원전으로 웃는 건 원자력 수출 경쟁국 중국"
원자력발전소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저희들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지금으로부터 약 60여년전 1959년 경기도 공릉동에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하고 트리가 마크II 원자로를 설치하면서 우리나라 원자력 원년을 선포한 그 해 입학한 서울공대 원자력공학과 1회 졸업생들입니다.

물론 저희 모두가 졸업 후 원자력분야에 종사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우리나라의 원자력 관련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기에 지금의 탈원전 사태에 대하여 우리의 소견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원래 입학인원 20명 중 유명을 달리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5명을 제외한 15명이 전자 통신을 통하여 토론하고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한 국가의 동력이며 전략적 자산입니다. 에너지를 지배하는 국가가 미래의 세계를 제패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중국은 원자력 사업에서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미래 경쟁국가이며 지금 막대한 규모의 원자력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프리카 대륙, 중동, 동남아에 소리 없이 포섭 중이며 이렇게 포섭된 아프리카 등등의 열국들이 중국 원자력 수출의 매체 역할을 하게 되고, 중국은 이로 인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보다 뛰어난 원자력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이 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기술을 고스란히 사장시킴으로써 우리의 중대한 미래 자산을 고스란히 중국에 양보하는 격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중국은 어떤 조공품 보다 값진 보물을 고스란히 획득한 것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아랍 에미레이트에 있는 두바이 원자로는 우리나라 신고리 원자로와 함께 제 3세대 원자로로서 세계에서 가장 앞장선 새로운 유형의 원자로입니다. 이 3세대 원자로는 아직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동되지 않은 안전면이나 성능면에서 가장 앞선 첨단의 원자로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원자력 사업에 앞장서 나아가게 된 것은 1979년 스리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전 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세계가 원자력 사업에 주춤거렸을 때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중단 없이 이 사업을 진척시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용기와 자신감이 있었기에 중단 없이 이 사업을 계속할 수가 있었다고 믿습니다.

이제 세계 모든 국가의 전략상품인 원자력을 담당하고 있을 대한민국을 상상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신나는 일입니까? 2009년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공사(KEPCO)가 원자력사업의 제 일인자 프랑스의 원전기업 아레바(AREVA)를 제치고 아랍 에미레이트의 듀바이 원자로 설치공사를 따 냈을 때 세계가 놀라고 우리 국민들은 환호하였습니다. 불과 10년도 경과 하지 않은 오늘, 그 결실을 서서히 수확하기 시작할 이 시기에 탈원전이라니 이 것은 청천에 날벼락이며 믿기지 않은 악몽 같은 현실입니다.

우리는 결코 원자력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것을 주장하는 바는 아닙니다. 이미 한반도 남쪽의 우리나라에는 원전을 너무 많이 건설하고 주민의 반대로 새 부지를 찾는 것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원자력이 절대 안전하다고도 하지 않겠습니다. 원자력발전은 대형사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 이웃나라 일본 후쿠시마 제일 원전사고는 우리에게 원자력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위험이 있을 때 결코 기피하지 말고 위험의 경중을 분별하여 좀 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이미 우리 미래 에너지의 한 터전입니다. 활성 지진지역이나 화산지역의 거주민들이 결코 그들의 터전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도 우리 에너지의 터전인 원자력사업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 시점의 현대인의 생활 속에는 수 많은 위험가능성의 요소들이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위적 사업에 의하여 발생하는 여러 위험에 대하여는 객관적으로 서로 비교 함으로서 대처방법을 강구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위험도를 미국의 핵물리학자 버나드 코헨은 기대수명단축치 (Loss of Life Expectation)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방법을 우리나라의 원자력사업에 적용하여 산출해 보면 좀 넉넉하게 잡아서 30일 정도가 산출 됩니다. 이 값은 항공기운항 사고에 대한 위험도 와 대략 같은 값인데 우리는 30일의 문명인의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지 않는 것처럼 원자력사업도 중단하여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우리는 제 3 세대 원자로는 안전성이 더욱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사실의 증거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 일 원자로 보다 더 늦게 세워진 후꾸시마 제 이 발전소의 제 2세대 4기 원자로들은 똑 같은 지진 여건하에서 안전하였으며, 또한 후쿠시마 제일 발전소 보다 진앙지에서 더 가까웠던 오나가와 발전소의 제 2세대 3기 원자로도 안전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확률적 분석결과나 향상된 원자로의 안전성에 관한 지식들이 우리에게 충분한 안도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를 더욱 안심 시키는 심리적 방파제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 50여 년간 무사고 안전운전을 해 왔다는 엄연한 사실과 그 과정에서 축척하여온 안전보장을 위한 필수적인 지식들입니다. 따라서 원자력사고에 대하여 부당하게 조성된 과대한 공포가 미래의 원자력 선택에 결정적 요소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원자력의 안전문제에서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원전사업입니다. 중국은 2016년 현재 20기 가동 중에 있고 28기가 건설 중에 있으며 그리고 58기를 계획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들 원전들은 대부분 황해의 연안을 따라 설치되어 있으며 만약 사고가 나면 우리나라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원자력사고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원자력사업을 중단하지 말고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원자력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꼭 핵발전소를 늘려 간다는 것이 아닙니다. 신형원자로의 개발, 핵페기물 처리방법, 핵사고 안전, 폐로에 관한 연구 등 미래에는 이러한 풍성한 분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신 개척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근간이 되는 원자력사업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채택하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선택한 신재생에너지의 상항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신재생에너지는 하나 뿐인 지구를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한 방편인 점에서 원자력과 공통성을 가지고 있지만 태양광 등 발전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지형학적 조건은 주거지나 공공건물의 옥상을 이용하거나 또는 만 부득이 한 경우 금수강산의 산림이나 옥토를 훼손해야 하는 등 많은 제약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번 훼손된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세대의 오랜 세월이 소요됩니다. 또한 태양광의 발전은 변덕스런 기상의 조건 때문에 실효발전량은 대개 설치발전량의 15% 정도에 미치지 못하며 그나마 비상시를 대비한 백업 전력을 필요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이 들 백업 전력이 화석 연료에 의존하게 되면 온실가스 감소 정책에 역행하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한국에서의 온실가스 감소는 원전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원자력발전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미래 전기차 수소차 시대는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태양광이 원자력을 대신하여 이 역할을 해 낼지 의구심이 듭니다. 가령 1000만대의 차량을 전기화할 경우 5~6GW의 전력이 소요될 것이 산출되는데 이를 태양광시설로 충당할 경우 실제 발전소요량의 10배인 50GW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며 가용 국토면적의 제약 때문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우리 자손대대를 면면히 이어나가고 보존되어야 할 금수강산을 우리 후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혹시 박탈하지는 않는지 염려하여야 하며 우리의 성급한 단견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지 성찰하여야 합니다. 미래는 우리들의 것이 아니며 후손들의 것입니다. 후손들의 명운과 조국의 흥망성쇄가 달린 너무나도 중차대한 문제를 너무 서둘러 결정한 것이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이 생소한 길을 선택한 우리는 우리의 희망대로 평탄하지만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부딪치게 될 많은 암초들을 예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미국이나 북유럽의 특정지역에서 성공한 이 신기술이 지형과 기상조건이 다른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큰 건물을 지을 때 공사의 진척에 따라 잘못된 부분의 설계도를 수정 변경해 나가는 것처럼 언제나 재고하고 수정할 여유를 가지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후손의 명운과 조국의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극히 중차대한 사항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며 아무리 재고 수정을 거듭하더라도 결코 지나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원자력과 같이 한나라 전력생산의 20~30%를 대체하는 일은 20년 30년이 걸려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것입니다. 미래는 우리 후손들의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 말은 오늘 우리가 결정한 정책의 성패는 고스란히 미래의 세대가 떠 맡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것을 고려하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세대는 결코 미래의 세대에 불확실한 예측 불능의 미래를 남겨 주어서는 안되며 성공이 확실한 미래를 남겨 줄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정부가 결정한 탈원전 정책을 당장 철회 해 달라고 하지 않지만 우리 후손이 50-100년 먹고 살 이 중대한 사안을 우선 그 시행을 잠시 2~3년 늦추고 좀 더 면밀히 검토 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급속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오랫동안 쌓아 온 우리나라 원자력 사업의 체인에 당장 회복 불가능한 붕괴를 초래하지나 않을까, 또는 원자력 학문 후속세대의 단절을 일으켜 우리나라 원자력 암흑시대를 초래하지 않을까 매우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은 결코 무슨 사익을 취하기 위해서나 정치적 입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국가의 부강과 미래세대에 대한 사명감이란 일념으로 청원하는 것이니 부디 경청해 주시고 살펴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리는 바입니다.

서울공대 원자력공학과 1회 졸업생 일동

서울공대 원자력공학과 1회는 ROTC 1기 이기도 했다. 20명의 입학생 중 14명이 모두 소위로 임관했다. (사진 수색예비사단에서 ROTC 훈련 중)

[공동 작성자 명단]

김종찬(서울대 명예교수), 강창무(전 GE 연구원, 서울대 초빙교수), 김창수(전 LG사장), 김인섭(KAIST 명예교수), 구덕건(전 한국중공업 BOP설계부장) 박우형(전 미국 벡텔 엔지니어), 윤석길(울산대 전 부총장 명예교수), 이재근(경북대 화학과 명예교수), 이황원,(전 진로사장), 정희목(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원), 채성기(전 원자력연구소 하나로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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