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對이란 제재 조치서 '일시적 예외' 8개국에 한국 포함
EU, 美의 대이란 제재 비판..."이란과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들 보호 필요"
이스라엘 "역사적인 결정 내린 트럼프 대통령 고마워"

미국이 5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 5일 오전 0시)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등의 거래를 제한하는 2단계 제재를 시행한다. 이번 제재에 따라 제3국들은 이란과의 원유 거래가 금지되고, 이를 어기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은 예외국으로 인정했다.

1단계 제재는 이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에 대한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였으며, 이보다 강도가 높은 2단계는 제3국에 이란의 석유제품 거래와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거래,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등을 추가로 제재하는 조처다.

미국의 의도는 '최고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이란의 역내 군사 개입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등을 핵 합의 내용에 포함하겠다는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 미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이란이 (핵프로그램) 재개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원을 통한 이스라엘 위협, 덴마크에서 발생한 망명 반체제 이란 인사에 대한 암살기도 등도 거론하며 "이런 행동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대이란 제재 조치에서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일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 6개월(180일)간 한시적으로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일본과 인도,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예외로 인정된 8개국의 경우 원유 지급액을 역외 계좌로 송금해 이란이 인도주의적 거래나 제재 대상이 아닌 제품 및 서비스 영역의 거래를 위해서만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8개국 중 2개국은 합의 사항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수입을 전면 중단하게 되나 나머지 6개국은 상당히 감축된 수준에서 수입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31일 "이란 제재로 미국의 우방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일부 우방국들에 대한 면제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제재 예외' 8개국에 EU는 이 제재 예외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일 유럽연합(EU)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 장-이브스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JCPOA는 전 세계 핵확산 금지를 위한 체제와 다자 외교의 핵심 요소"라며 "유럽과 지역, 전 세계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명은 "이란과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면서 "EU의 법에 따라 유럽의 기업들이 이란과 합법적인 사업을 하도록 돕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이란 테러리스트 정권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재개할 것을 수년 동안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덧붙여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맙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가 정말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 재개에 따라 이란 원유 수출이 금지되면서 국제유가의 가격 상승으로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제3차 석유파동 및 신흥국 경제위기 발생 우려'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에 따라 원유 공급량이 감소,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신흥국 경제를 뒤흔드는 '제3차 석유파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계 3대 산유국인 러시아 등이 원유 증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세계 12위 산유국 베네수엘라도 정정불안으로 지난해 원유 생산량이 이미 2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설명하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실물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유가 상승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투자와 고용이 급감할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에는 국가 디폴트까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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