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학생독립운동 참가자들을 더 발굴해 독립유공자로 모시겠다"
"90주년을 맞는 내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은 남북이 함께 민족적 행사로 준비하겠다"

광주 학생독립운동 89주년 기념식이 3일 정부 주관 행사로 열렸다. 지금까지는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자체 행사로 진행되온 광주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정부 주관 행사로 열리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광주시 동구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린 광주학생독립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개최된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계 대표, 시민·학생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지역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고 당시 사용했던 격문을 학생들이 낭독하는 등 많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광주제일고등학교 출신이기도 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광주 학생독립운동와 관련해 3·1독립만세운동 이후 10년간 응축된 민족역량의 대폭발이었고 1930년대 민족운동의 기폭제가 됐다고 의미를 강하게 부여했다. 이 총리는 "학생독립운동에 대한 세상의 이해와 정부의 관심이 부족했다. 늦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학생독립운동을 정당하게 평가하기로 했다"며 올해부터 기념식을 정부주관 행사로 격상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학생독립운동 참가자들을 더 발굴해 독립유공자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기념식에 앞서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 설치된 기념탑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오직 바른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제 영혼의 원점입니다'는 글을 남겼다. 이 글귀는 이 총리의 모교인 광주제일고 교정에 있는 기념탑에 새겨진 '우리는 피 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는 비문 중 일부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광장에서 열린 '광주학생독립운동 만세' 재연행사에서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새롭게 발굴한 유공자 중 후손이 확인된 3명도 포상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정과제를 내세우며 독립유공자를 대상으로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앞세운 내년부터는, ‘명패 달아드리기’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돼 단계적으로 국가유공자 전체로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념식 후에는 광주 남구에 있는 독립유공자 노동훈씨 집을 찾아가 독립유공자 명패를 전달했다. 이 총리는 또한 "내년은 학생독립운동 90주년인만큼 남과 북이 함께 민족적 행사로 준비하겠다"면서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광주시 남구 독립유공자 노동훈씨 가정을 방문, 노 씨와 함께 현관에 1호 문패를 달고 있다. 

아울러 "학생독립운동이 광주에서 시작돼 간도지역까지 확산됐던 만큼, 가능하다면 내년 기념식은 북한 내 운동참여 학교와 대표들이 참여하는 기념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의 기획과 준비를 지금부터 하자는 뜻을 장휘국 광주교육감과 나눴다"고 덧붙였다.

광주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로 가는 통학 열차에서 내린 일본인 중학생들이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의 여학생들의 댕기머리를 잡아당기며 희롱하자, 이에 항의하던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이 충돌한 것을 계기로, 11월 3일 학생들이 광주 시내에서 독립 만세 운동을 한 사건으로 알려졌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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