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 칼럼]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
[김용삼 칼럼]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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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할 땐 군사력 강약과 상관없이 내부의 적으로부터 무너져
자칭 보수언론들은 촛불광란 때 좌경화되면 대한민국 무너질 거 몰랐나?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

국가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흥망의 경로를 겪는다. 찬란한 문명을 일구며 세상을 호령했던 로마제국도, 칭기스칸의 몽골제국도, 8세기부터 1797년까지 약 1,000여 년 동안 지중해의 해상왕국으로 군림하며 ‘가장 고귀한 공화국’으로 불렸던 베네치아도 멸망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 나라가 망할 때면 비슷한 현상들이 공통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1975년에 공산화 된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한국이 처한 현재 상황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유사점들이 도출된다.

첫째, 군사력의 강약 여부와 관계없이 내부의 적(공산주의자)들로부터 침략을 당하자 군대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베트남은 미군이 철수하면서 물려준 고성능 무기로 무장한 60만 베트남 군대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거지 군대’나 다름없는 월맹군에게 기습공격을 당한 지 불과 51일 만에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회지도층과 군 지휘부가 걷잡을 수 없이 부패했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층 아들들은 입대 영장이 나오면 장교나 병사로 입대한 후 뇌물을 주고 장기 휴가를 받아 해외 유학을 떠나거나 대학 입학, 취업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장군들이 운영하는 개인기업체에 파견되어 무보수로 일하는 군인들도 있었다.

캄보디아 사례도 베트남과 흡사하다. 크메르 루주(크메르 빨갱이란 뜻)와 싸우라고 미군이 지원한 각종 무기는 포장조차 뜯지 않은 상태로 베트콩이나 크메르 루주에게 넘어갔다. 1970년 캄보디아 정부군의 숫자는 3만 7,000명이었는데, 1972년에는 30만 명에 육박했다. 지휘관들이 유령 병사를 만들어 급여를 빼돌린 탓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내부의 적들의 공세와 지도층의 부패로 자멸하다시피 한 것이다.

군과 국가 지도층의 파렴치한 부패와 부정축재, 천민(賤民)자본주의 행태는 공산 세력들의 훌륭한 공격 목표가 되었다. 지도층의 적나라한 부패에 분노하던 일선 장병들은 공산군이 쳐내려오자 장비고 뭐고 다 버리고 도주하기에 바쁜 장군들과 장교들을 보면서 썩어빠진 체제에 절망하여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애국심과 사명감을 상실했다. 이 점에서 한국은 예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국가 핵심 지도부에 간첩 침투

둘째, 사회 각계각층, 특히 국가 핵심 지도부에 간첩이 침투하여 이적행위를 일삼았다.

베트남은 패망 전, 사회 각계각층은 물론 국가 최고 지도부, 군 수뇌부에 수많은 월맹 간첩이 침투하여 이적행위를 일삼았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법무부 장관, 모범적인 도지사로 평판이 자자했던 녹따오, 대통령 선거에서 2위 특표를 한 야당 지도자 쭝딘주를 위시한 다수의 정치인과 관료들이 공산 간첩이었음이 드러난 것은 베트남 패망 후의 일이다. 

특히 1967년 9월 3일 베트남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티우에 이어 2위 득표를 한 야당 지도자 쭝딘주는 비밀 공산 프락치였다. 미국 FBI는 쭝딘주를 간첩혐의로 미국에서 체포하여 재판에 회부,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했다.

캄보디아 국경선 근처 빈룽성 내의 지하 땅굴에 있던 혁명정부 청사에는 베트남 정부의 각 부처, 베트남군 총사령부에서 진행된 극비 회의 내용이 하루만 지나면 통째로 입수될 정도로 티우 정권의 핵심부 곳곳에 공산 간첩들이 대대적으로 침투해 있었다. 

한국의 청와대를 장악한 세력들은 과거에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를 외치던 주사파 세력이 다수다. 이들이 주사파를 버리고 전향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들이 추진하는 ‘평화’를 앞세운 대북 친화정책은 대한민국 자멸정책 아닌가?

셋째, 공산당의 내부 침투를 막아내야 할 공안기관이 철저하게 붕괴되었다는 점이다. 

베트남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벌어질 때마다 대공 전문가들이 쫓겨나는 바람에 베트남 대공기관과 정보기관은 껍데기만 남았다. 그들은 대(對)월맹 정보 수집은 물론, 베트남 내부에 침투한 공산 프락치 검거에도 무력했다. 

한 나라를 가장 쉽게 망하도록 하는 길은 그 나라 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보기관과 대공기관이 정권의 부침에 따라 평지풍파를 겪으면서 식물조직이 된 것은 베트남 패망 당시의 모습과 충격적일 정도로 비슷하다. 한국의 국정원과 기무사, 검찰과 경찰 공안부 등은 스스로 자살을 택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반정부 세력 조직, 언론 좌경화…

넷째, 종교계, 학교, 시민단체에 공산 프락치들이 침투하여 거대한 반정부 세력을 조직해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의 경우 천주교의 짠후탄 신부, 불교계의 뚝지꽝 승려 등 종교인들은‘구국(救國) 평화회복 및 반(反)부패 운동세력’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이 단체는 산하에 사이공대학 총학생회, 시민단체들이 시민연대를 구성하고 반부패 운동을 벌였다. 이 조직에 공산 프락치들이 대거 침투하여 거대한 반정부 세력으로 변질되었다. 

베트남 패망 당시 베트남에는 공산당원 9,500명, 인민혁명당원 4만 명, 즉 전체 인구의 0.5% 정도가 사회의 밑뿌리를 뒤흔들고 있었다. 목사․승려․학생․직업적 좌경인사․반전운동가 등 민주화 세력으로 위장한 좌익 단체들은 틈만 나면 “티우 정권 타도”를 외쳤다. 1975년 베트남은 월맹 정규군의 무력침공과 베트공의 게릴라전에 패배한 것 이상으로 이들 100여 개 좌익 단체의 선전전(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좌익 종교인들은 베트남 군인들을 향해 “동족인 월맹군을 향해 총을 쏘지 말고, 미군을 향해 쏘라”고 선동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과거 한총련 세력들이 주축이 되어 정치계는 물론이고 언론․사법․문화․학계․종교계, 게다가 노동계와 학교마저 전교조 세력이 완벽하게 장악하여 좌파적, 사회주의적 정책들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러고도 아직 대한민국의 체제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다섯째, 언론이 쌍나팔을 불며 좌경화 공작에 앞장섰다는 점이다.

1973년 1월 월맹과 휴전협정이 체결되어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이 철수하자 사이공에는 100여 개의 위장 애국단체, 통일단체들이 수 십 개의 언론사를 설립했다. 언론사 설립 자금은 좌익단체에서 동원하거나 월맹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 좌익 언론들은 거대한 연대를 형성하여 한 목소리로 베트남 정부 공격에 앞장섰다. 

2016년 가을부터 촛불 반란세력들이 광화문에 몰려나올 때 “이것은 체제 전복을 위한 사기극”이라고 외친 언론이 단 하나라도 있었던가? 보수 우파 언론의 대명사라고 자임하던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아니 조․동․문(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은 그때 무슨 개지랄을 떨었는가? 촛불 세력이 나라를 뒤집으면 대한민국 좌경화=폭망이란 공식을 이 미친 언론들은 몰랐단 말인가? 국민들은 망나니 언론들의 광란 행위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여섯째, 반공을 외치고 조국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익 인사들을 암살 테러하여 침묵시켰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은 1973년까지 반공을 주장하고, 사회 지도층의 각성을 촉구하는 애국 반공인사들이 연평균 840명이 암살을 당했다. 티우 대통령이 수상으로 지명하려 했던 유명한 반공지도자 웬반흥, 사이공대학의 우익 학생지도자, 반공을 주장하는 언론인들이 속속 암살되어 시체가 되면서 지식인과 중산층, 언론은 침묵을 선택했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촛불 광란이 시작되었을 때 그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거나, 박근혜 정부에 몸 담았던 세력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로 몰려 처절하게 당했다. 상당수 인사들은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저항하는 사람들의 직장과 집, 심지어 그들이 다니는 교회 앞까지 홍위병 세력들이 쳐들어가 난동을 부렸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언론과 지식인들이 국가안보와 반공, 국가 정통성 수호를 외치면 말과 글, 거친 폭력과 사법기관 고소고발로 무장한 좌파 인사들이 무차별 공세를 펼침으로써 ‘말없는 다수’들이 침묵하는 상황도 25년 전 베트남과 다름이 없다. 

이제 조금만 더 상황이 악화되면 반공을 주장하는 지도자들이 백주에, 그것도 중인환시리에 좌익들에게 테러 봉변을 당하거나, 심지어 암살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이다. 한두 번의 사례만 보여줘도 겁 많은 우파 보수 인사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잠수를 탈 것이다.

자. 이제 분위기는 무르익었으니 결단의 시기만 남은 것 같다. 어느 날 느닷없이 백두산에 올라 김정은과 손잡고 “남북통일 만세”를 외친 여세를 몰아 “낮은 단계의 남북한 연방제”를 선언해도 조직적 저항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면 아름답고 평화적인 적화통일이 완성된다. 

그 후 이 사회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기 전인 2017년 2월 23일 발간한 『황교안 2017』이란 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당하고 2017 대선에서 연방제 통일 추진 세력이 승리하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쓴 바 있다. 이 책에서 필자는 대한민국이 제풀에 주저앉아 월남 식 공산 통일이 진행되거나, 김정은과 야합하여 전격적으로 연방제 통일을 선언할 경우 다음과 같은 악몽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김용삼, 『황교안 2017』, 27~28쪽). 

첫째, 대한민국 국민과 지도자, 기업인들이 70여 년 허리띠 졸라매고 졸린 눈 비벼가며 서독의 탄광에서, 열사의 사막에서, 극한의 오지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세계 10위권의 국부(國富)를 비롯하여 국민들의 전 재산을 북한 공산당에게 빼앗길 것이다. 이는 6·25 때 남침하여 남한을 점령했던 인민군과 공산당의 행태를 통해, 그리고 김일성의 다음과 같은 교시를 통해 증명된다. 

“남조선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해서 부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둘째, 수많은 국민들이 월급의 일부를 아끼고 모아서 저축한 은행예금과 적금, 채권, 4대 연금, 각종 보험과 펀드 등 모든 복지 혜택이 증발되어 미래가 없는 암담한 삶이 전개될 것이다. 

셋째, 전 국민이 각자의 분야에서 갈고 닦은 전문가로서의 경험이나 노하우, 직업이나 직위, 직책, 자격증, 면허증 등 모든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넷째, 천부적 인권으로서의 신앙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표현의 자유, 정치적 자유 등 모든 기본권이 철폐되어 지옥이나 다름없는 ‘빅 브라더’의 통제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막다른 골목

다섯째, 공산화 된 후 자본주의의 묵은 때를 벗겨낸다는 명목으로 베트남은 전 국민의 4분의 1, 캄보디아도 전 국민의 4분의 1을 아무 이유 없이 참혹하게 살해했다. 한국의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공산통치의 정당성이 가능해질 것인지는 북한의 전체주의 2대 세습 왕 김정일의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일은 통일된 후 한반도에 존재할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여야 하며, 순수한 공산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호언장담 했다. 

“나는 남한 점령군 사령관으로 가겠다. 1,000만 명은 이민 갈 것이고 2,000만 명은 숙청될 것이며, 남는 2,000만과 북한 2,000만으로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면 될 것이다.” 

김정일이 이민을 보내준다니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공산당들의 선전선동 수법 중 용어혼란 전술이란 것이 있다. 캄보디아가 쿠메르 루주(크메르 빨갱이란 뜻)에 의해 공산화 되었을 때 집단농장이나 수용소에 수감된 반동분자들 중 지시를 이행하지 않거나, 게으름을 피우거나, 저항하는 자들은 재판 절차 없이 즉결 처형했다. 

총살형은 그나마 고통 없이 죽으니 행복한 죽음에 속했다. 크메르 루주는 총알이 아깝다는 이유로 산 채로 사지를 찢거나 도끼로 목을 쳐서 살해했다. 고위 관리의 부인은 산 채로 머리에 드릴을 박아 처형했고, 다수를 죽여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구덩이를 파고 대규모 생매장을 단행했다. 

이밖에도 몽둥이로 때려죽이기, 죽창으로 난자하기, 머리에 못 박아 죽이기,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질식사, 살아 있는 ‘반동분자’들을 단체로 컨테이너에 실어 바다 한 가운데 빠뜨리기 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식을 총동원하여 버라이어티하게 살해했다. 

인간을 컨테이너에 실은 다음 바다 한 가운데 빠뜨려 죽이는 학살극은 정황이 너무 좋지 않다. 그러니 용어를 순화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그래서 등장한 용어가 ‘이민’이다. 크메르 루즈는 자국 국민을 열심히 해외로 ‘이민’ 보냈다. 김정일이 이야기한 ‘이민’의 본질은 이런 뜻이니 독자 여러분은 절대 오해하지 마시길 바란다.

지금 많은 애국시민들이 공산화 일보직전의 한국을 걱정하며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과연 한국의 안보전선 이상없나?” 라는 질문에 어느 누구도 “그렇다”고 확실한 답을 못하고 있는 현실 아닌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국정원과 기무사 등 국가 공안기관 초토화, 좌익노조가 장악한 언론사, 정당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사법부, 좌익정권의 거수기가 된 국회, ‘식물 군대’가 된 군 지휘부, 남침 제어를 위한 군사적 방어기재 초토화….

이제 백령도 해안포의 문을 폐쇄하고, NLL을 지키는 우리 해군 고속정마저 포에 커버를 씌우고 접적지역을 경비하는 세상이 됐다. 막다른 골목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55.5%다(리얼미터 11월 1일).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박정희기념재단 기획실장/전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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