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10월15일 스위스 IPU 총회서 北대표 리종혁과 회동 중 조속한 의회회담 제안
동아일보, 1일 "리종혁 '지금시점 南北의회 만난다고 무슨 결과물 만드나' 발언" 보도
회동 참석자 일부 "리종혁 文의장보다 나이 많지만, 면박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국회 보도자료는 리종혁 "南北 국회가 앞장서는 게 가장 좋다" 발언했다고 밝혀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달 15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39차 IPU(Inter-Parliamentary Union, 국제의회연맹)총회에 참석한 북한대표 리종혁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장과 제네바 국제회의센터에서 면담을 가졌다.(사진=국회 보도자료)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지난달 15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39차 IPU(Inter-Parliamentary Union, 국제의회연맹)총회에 참석한 북한대표 리종혁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장과 제네바 국제회의센터에서 면담을 가졌다.(사진=국회 보도자료)

리종혁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장이 남북 의회 회담을 조속히 열자고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경기 의정부시갑·5선·現 무소속)에게 면전에서 '뭘 그렇게 서두르냐'는 투로 맞받은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이는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방북 수행 차원에서 평양을 찾은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의 면전에서 "우리는 이렇게 많이 (음식을) 준비했는데 빈손으로 왔습니까"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면박을 줬다는 논란에 이은 남북교류 '굴욕 사례'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서 북한 대표로 온 리종혁과 만났으며, 우리나라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관계자들은 별도로 제네바 시내 켐핀스키 호텔에서 40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와 관련해 1일 동아일보는 '이 자리에 참석한 복수의 인사'를 인용해 문 의장은 "양국 정상은 6개월간 3번이나 만나 남북 간 일을 잘 진행하고 있는데, 남북 의회도 조속히 만나 여러 문제를 해결하자"면서 이른바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리종혁은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뭘 그렇게 (의회회담을) 서두르십네까"라고 받아치면서 "지금 시점에 남북 의회가 만난다고 해서 무슨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82세인) 리종혁이 문 의장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국회 회담을 촉구하는 문 의장에게 면박을 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2차 미북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자연스레 국회-최고인민회의 회담의 연내 개최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앞서 국회는 지난달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 의장이 리종혁과의 면담에서 "양쪽 정상이 6개월간 세 번이나 만나 우리가 보탤 일 없이 일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남쪽 국회 의결을 거쳐야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의장 취임 이후 남북 국회회담을 계속 건의했으며, 국회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남북 국회가 앞장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리종혁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격스럽다"며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 국회가 앞장서는 것이 가장 좋으며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본다"고 화답했다는 게 공식 입장으로, 이날 동아일보가 보도한 비공개 회동 중 발언과는 상반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139차 IPU 총회에는 문 의장 외에도 민주당 진영·설훈·이수혁·조응천 의원,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등과 국회사무처 소속 한충희 외교특임대사, 권순민 국회부대변인, 박재유 국제국장, 최광필 국회의장 정무조정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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