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세컨더리 보이콧' 관련 美재무부 반응 보도는 정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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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11.01 14:27:12
  • 최종수정 2018.11.02 10:4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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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한국에 세컨더리 보이콧"?…미 재무부 '사실 아니다' 확인>이라고 단정해 보도
그러나 美 재무부 공식 답변 어디에도 "아니다"라는 표현 없어...정확하게는 "공개적으로 코멘트하지 않는다" 답변
한·미 관계 문제없다는 식의 JTBC 보도는 잘못된 인식 심어줄 수 있어
JTBC 캡쳐

JTBC는 지난달 31일 <"한국에 세컨더리 보이콧"?…미 재무부 '사실 아니다'>라는 제목을 통해 마치 미 재무부가 한국에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지어 보도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 공식 답변 어디에도 JTBC의 보도처럼 "아니다"라는 단정적인 표현은 없다.

미 재무부는 국내 은행들과의 전화 회의를 한 이유와 11월 초 시중은행 1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는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서 "통상적인 접촉이 장래에 있을 제재의 통보로 잘못 해석돼선 안된다"고 답변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 은행들과의 전화 회의에 국한하여 '잘못 해석하지 말라(should not be misinterpreted)'는 것이었지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가 없다고 단정지은 것은 아니다.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정확한 답변은 "구체적인 개별 접촉에 대해 공개적으로 코멘트 하지 않는다(we do not generally publicly comment on specific interactions)", 그리고 "제재 가능성 여부를 예측하거나 향후 취할 행동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we do not speculate on possible sanctions violations or comment on prospective actions)"라고 답했을 뿐이다.

그러나 JTBC는 이날 1부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지나치게 속도를 낸다는 이유로 우리 기업을 제재한다는 것인데, JTBC < 팩트체크 > 팀이 미국 재무부에 직접 문의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한 뒤 "최근 들어서 한·미간의 엇박자를 의도적으로 부각하거나, 미국이 우리에게 불만을 드러낸다는 식의 과도한 보도, 한 발 더 나아가서 가짜뉴스도 급증하고 있다"며 마치 한미 관계 자체 또한 문제가 없으며 이는 모두 '과장·왜곡된 보도' 때문이라는 식의 보도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JTBC는 2부에서 미 재무부에 "한국에 시중은행들과 전화회의를 한 이유"와 "11월 6일 시중은행 1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는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 물었다고 전했지만, 그에 대한 미 재무부의 공식 답변을 전하면서 "통상적인 소통이 향후 제재 조치를 시사하는 것으로 곡해돼서는 안될 것"이라는 문장만을 강조하며 보도했다. 엄밀히 말하면 JTBC의 '곡해'라는 표현도 'distorted'가 아닌 '잘못 해석(misinterpreted)'이라는 해석이 정확하다.

만약 JTBC의 "미 재무부 '사실 아니다'"라는 표현이 "시중은행 1곳에 대한 제재를 통보했다"는 내용에 한해서라면 왜곡된 보도는 아니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전화 회의를 통해 국내 은행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서만큼은 "잘못 해석돼선 안된다"고 확고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이미 한국의 은행들에 전달했다"는 것에 대해 "통상적인 접촉이 장래에 있을 제재의 통보로 잘못 해석돼선 안된다(routine interactions should not be misinterpreted as telegraphing a future sanctions action)"며 국내 은행들과의 전화 회의는 통상적인 접촉이었을 뿐,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다만 한국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개별 접촉에 대해 공개적으로 코멘트 하지 않는다"는 재무부의 공식 답변을 두고 <"한국에 세컨더리 보이콧"?…미 재무부 '사실 아니다'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재무부의 공식 입장은 어디까지나 루머에 대한 답변이었지,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나아가 JTBC는 해당 제목의 기사를 전하면서 "최근 들어서 한·미간의 엇박자를 의도적으로 부각", "미국이 우리에게 불만을 드러낸다는 식의 과도한 보도", "한 발 더 나아가서 가짜뉴스도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JTBC의 보도는 한미 관계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언론이 의도적으로 이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남북 경협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미 국무부 초청으로 방미한 한국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워싱턴에서는 사실 문재인 정부에 여러 차례 걸쳐 남북관계에서 속도를 늦추라는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또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노력을 지지하며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상당수가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매우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JTBC를 제외한 어느 언론사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에 대해 이렇게 오해를 살만한 제목과 내용을 통해 보도하진 않았다. 이같은 미국측의 반응 토대로 본다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나올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JTBC의 보도처럼 "한·미간의 엇박자를 의도적으로 부각"하거나 "과도한 보도"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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