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북한 인권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올리비아 에노스 헤리티지재단 정책분석관,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댄 엄 아시안리서치 워싱턴지부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VOA).
29일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북한 인권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올리비아 에노스 헤리티지재단 정책분석관,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댄 엄 아시안리서치 워싱턴지부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VOA).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하기 위해선 북한은 인권탄압 문제를 적극 거론해야 한다는 미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인권 문제를 전담하는 대북특사를 임명해 북한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 정 박 한국석좌는 29일(현지시간) 헤리티지 재단이 북한인권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김정은이 직접 인권 문제를 언급한다면 이는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석좌는 “미국과 한국이 김정은에게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데 상당히 실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각에선 전 세계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인권문제는 차후에 다루자고 주장하지만 이는 북한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인권유린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은 북한체제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라고 지적했다. 수천 명에 달하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의 임금과 북한 내 수용소에서 행해지는 강제노역이 고스란히 북핵 프로그램 개발 비용으로 쓰이는 만큼 핵문제와 인권 사안을 분리할 수 없으며, 북한의 인권 유린 행위를 중단시켜야 북한의 핵 개발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해 보려면 인권 탄압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북한과 조성된 외교적 관여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김정은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지 말자는 주장은 오도된 것이며 누군가를 시험해 보려면 확실한 시험지를 줘야 한다”고 했다.

정 석좌는 미국의 대북정책인 ‘최대 압박 캠페인’에도 북한인권 문제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대압박 캠페인은 강제노동 즉 정치범수용소의 강제노동이 필요한 석탄과 수산물, 섬유에 대한 특정분야 제재들(sectoral sanctions)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VOA에 미 레이건 행정부는 냉전 당시 소련과의 핵 협상에서 인권탄압을 문제삼아 압박했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는 북한을 어떻게 신뢰하고 핵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느냐”며 “미국과 북한은 현재 복잡한 문제로 얽혀있는 만큼 북한의 인권문제를 전담할 고위관리를 임명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핵 사안에 주력한다면 인권문제만을 다룰 대북 인권특사를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그는 “북한이 정상국가 대열에 들어서려면 당연히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그 중 인권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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