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북제재 완화에 있어 한국은 미국과 시기를 반드시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북 전략팀’을 구성하라고 제안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한국과 미국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협상 카드로 대북제재를 꼽았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2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수 있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공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북제재 완화는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청와대가 개성공단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재개할 수 없다고 밝힌 점을 상기시키며 한미 양국은 남북경협을 위해 제재가 완화되려면 북한이 어떤 조치에 나서야 하는지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한국정부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미국과 소통 채널을 강화하는 듯 보이지만 때로 이견이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으로부터도 (한국에 대한) 불평을 들은 적이 있다”며 “한국 역시 사전 협의가 부족한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에 무엇을 하려는지 서로 그 의도를 동맹국에 알릴 것을 권했다.

한미 간 빈틈없는 대북공조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한미동맹 전략을 일치시킬 수 있는 영구적 실무 그룹을 구성하는 차원에서 한국 청와대와 백악관에 ‘대북전략팀’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매일 주기적으로 여러 차례 정보를 교환하는 관련 전담 그룹을 설치할 경우 충분한 의사소통이 부족해 대북조치가 어긋나고 양국협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비판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과 관계 개선에 있어 미국과 한국이 같은 속도를 낼 수는 없다는 데 공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장벽을 제거할수록 훨씬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믿지만 미북관계는 더욱 오랫동안 불신과 적대적인 역사를 이어왔다”며 “게다가 미북관계 개선은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핵 문제의 진전 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했다.

피트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남북과 미북이 각각 움직이는 속도를 당연히 다를 수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궁극적 목표는 유지돼야 하며 동맹 간 서로의 한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은 유엔안보리와 미 행정부의 근본적 정책에 위배되는 제재완화를 북한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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