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연합뉴스)
북한이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연합뉴스)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직접 치료했던 평양친선병원장이 27일 미국 의료진을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평양친선병원 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웜비어를 직접 치료한 병원의 원장으로서 미국 내에서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해 진실이 완전히 왜곡되고 있는데 분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평양친선병원은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에 억류된 외국인을 진료하는 전용 병원으로 알려졌다.

병원장은 “우리가 웜비어를 돌려보낼 당시 그의 생명지표가 완전히 정상이었다는 사실은 웜비어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의사들도 인정하였으며, 그의 건강상태와 관련한 우리 병원 의사들의 진단결과에 견해를 같이한다는 확인서를 우리병원에 제출하였고, 그 확인서는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웜비어)가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한 범죄자이지만 우리병원에서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주었다”고 말했다.

평양친선병원 원장은 “웜비어의 사망 원인을 놓고 미국의 일부 의사들이 지금 시점에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의사들의 의학적 평가는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하며 그 어떤 이기적 목적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석방될 때까지 생명지표가 정상이었던 웜비어가 왜 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사망하였는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우리 공화국은 예나 지금이나 교화인들을 국제법과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게 대우하고 있다”고 했다.

미 의료진은 지난 10일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웜비어의 사인은 ‘고문에 의한 뇌손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웜비어가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됐고, 이후 수면제를 복용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북한당국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됐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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