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유대주의자 40대 백인남성 "모든 유대인 죽어야" 외쳐

유대인 회당 총기난사 용의자 로버트 바우어스
유대인 회당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우어스

27일(현지시간) 10시경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격 사건으로 11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은 피츠버그 도심에서 10여 분 떨어진 곳으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번 총격 사건의 범인은 로버트 바우어스(46)로,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가 시너고그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할 당시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유대인을 증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바우어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께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총격이 벌어질 무렵, 예배당 내부에는 수십 명이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피츠버그 당국자는 "사건 당시 시너고그에서는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자주 표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 계정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Jews are the children of Satan)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등 평소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자주 표출해 왔으며, 반유대주의 성향 게시물도 자주 퍼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가 퍼온 게시물엔 유대인 학살의 상징적 장소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도 포함돼 있었고, 다른 게시물에는 "눈을 크게 떠라. 추잡하고 사악한 무슬림들을 이 나라로 들여오는 것은 추잡하고 사악한 유대인들"이라고 적혀있었다.

바우어스는 약 한 달 전에는 사격장에서 한 사격 연습의 결과물로 보이는 사진들과 권총 세 자루의 사진도 갭닷컴 계정에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이날 시너고그 난입 당시 최소 권총 세 자루와 돌격용 자동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진에 나타난 권총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츠버그시의 웬델 히스리치 공공안전국장은 기자들에게 "사건 현장은 매우 끔찍하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최악의 광경"이라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하자, 미국의 다른 유대인 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뉴욕 경찰(NYPD)과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 등은 주요 시너고그 등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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