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이달 31일 美서 한미SCM 열고 '조건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논의"
한미 軍당국,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도 최종 합의
이날 南北정권 軍당국은 "11월말까지 남북 GP 동수(11개) 철수·장비 완전파괴" 합의

북한의 핵과 전쟁 위협이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전시작전통제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고, 현재 대북 유화·타협 일변도의 문재인 정부 군(軍)이 주도권을 갖는 연합사령부가 창설될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방부는 2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양국 간 안보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방안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한미 연합연습 시행방안 등을 논의한다.

(왼쪽부터) 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특히 양국은 올해 SCM을 계기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군사령부를 편성하는 방안을 잠정 확정할 예정이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지금의 한미연합사와 유사한 형태의 연합군사령부를 편성하는 한편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방안에 한미가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미연합사는 미군 대장이 사령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래 연합지휘구조는 사실 전작권 전환 때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논의가 이뤄진다"며 "작년과 다르게 (올해 SCM에서) 미래 연합지휘구조가 잠정 확정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유지하면서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검증하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평시작전권만 환수한 지금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전쟁 개시여부나 공격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자산과 우리 자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도 전작권 전환을 시도하는 건 방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의 유예에 최종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와 관련, 미 국방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시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우리 국방부는 만 하루 가까이 지나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미측과) 협의했다"고만 밝혀, 양국 간에 견해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한미 국방장관 간에)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논의가 있었는데 (이번 SCM에서 추가로) 논의하고, 향후 연합훈련을 어떻게 할지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연합훈련 유예에도)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보완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장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면서 "9·19 군사합의서의 효과적 이행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SCM 개최에 앞서 채택되는 '제50차 SCM 개최 기념 한미 공동발표문'도 공개했다. 

양국 국방당국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지난 5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SCM에 의미를 부여했다.

양측은 또 "SCM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1977년 제10차 SCM에서 한미연합사 창설을 공동으로 결정해 이듬해 창설하고, 1978년에 한미군사위원회(MCM)를 설치한 것"이라며 "이로써 양국 국가통수기구의 지침을 SCM, MCM, 연합사 등을 통해 구현하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연합방위체제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지금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 그리고 세계 안보정세는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어 SCM과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며 "특히 SCM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국방부는 한국시각으로 오늘 저녁에 (이런 내용의 공동발표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북 군사당국이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후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맨 왼쪽)이 종결 발언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이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후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맨 왼쪽)이 종결 발언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이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26일 문재인 정권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과 추가 합의를 이뤄 6개 항으로 된 보도문을 발표했다. 당초 '공동보도문'이 도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도문' 형태로 나왔다.

남북 군당국은 보도문을 통해 11월 말까지 비무장지대(DMZ)내 남북 각 11개 GP(감시초소)의 병력과 장비, 철수, 완전파괴 조처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보도문 전문(全文).

『남과 북은 2018년 10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개최하였다. 남과 북은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11월 1일부로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새로운 작전수행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합의가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점을 상호 확인하였다.

2. 남과 북은 금년말까지 시범철수하기로 합의한 상호 11개 GP철수를 위해 11월말까지 GP병력·장비 철수 및 완전파괴 조치를 이행하며, 12월중 상호 검증을 통해 연내에 모든 조치를 완료하기로 하였다.

또한 GP 시범철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나머지 모든 GP를 철수시키기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내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및 도로개설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상호 확인하였으며, 2019년 4월부터 본격적인 시범 공동유해발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철저히 이행하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한강(임진강) 하구에서 민간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한 사전조치로서, 군 및 해운당국 관계자와 수로조사 전문가가 포함된 남북공동조사단(각 10명)을 구성하여, 11월초 공동 수로조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92.5월 남북이 합의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준용하여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를 위한 '남·북·유엔사 3자협의체' 협의 및 비무장화 조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평가하였다.

남과 북은 앞으로도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가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군사회담 및 문서교환 등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2018년 10월 26일 판문점』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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