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없어, 우파색채 강화해야…중부담 중복지, 학자들 얘기"
"집약된 의견 당정체성 맞는지 의논해 보고 대외발표하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진 당 제2혁신위원회 정책 혁신안의 '좌클릭' 우려를 하루 만에 정리했다.

홍준표 대표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2혁신위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하면서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2기 혁신위에서는 정책혁신 중심으로 해 주시되, 어설픈 좌파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전날(15일) 문화일보는 "한국당 혁신위가 중(中)부담·중복지 체제로의 전환과 학벌제도 타파, 양육 100% 국가 책임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 혁신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15일 전해졌다"며 "사실혼 등 그동안 정통 보수진영에서 다루길 꺼려 온 이슈들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른바 '중부담 중복지'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제19대 대선후보 당시 내세운 구호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선거를 앞뒀을 때는 정당이 자기 색채가 없이 운영하면 선거 필패다. 어설픈 좌파 흉내를 내다가는 절대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학자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중도층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도층이라는 건 현실에 없다"며 "그래서 보수우파 색채를, 신보수 색채를 우리가 강하게 하자는 것이다. 극우로 가자는 게 아니고 모든 정책 판단의 기준은 국익"이라고 설명했다. 이념과 정책 선명성으로 대세를 이끌면 중도층으로 불리는 스윙보터 계층이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지론이다.

홍 대표는 또 "일부 계층에서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기본 입장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식으로 하려는 것"이라며 "여의도 어느 정치컨설턴트가 주장한 얘기를 그대로 받아 개혁보수라 주장하면서 어설픈 좌파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인데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어설프게 중부담 중복지, 그것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내가 늘 이야기한 것이 '부자에게 자유를 주자. 그것이 복지다', '서민한테는 기회를 주자. 그것이 복지다'"라며 "서민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이 복지지 공산주의식, 사회주의 배급정책으로 골고루 주는 게 복지가 아니다"면서 "마치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 아래 무상정책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려는 그 자체가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배급체제"라고 기존 노선을 재확인했다.

홍 대표는 좌파 진영의 빈부격차 부각 논리를 겨냥해 "범죄로 인해 돈을 벌었으면 수사해서 추징하면 되는데 가진 자를 범죄시하는 게 일상화 돼 있다"고 지적한 뒤 자기 주장에 대해서는 "부자에게는 사치할 자유를 주고 돈 마음대로 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가진 자가 소비하는 것을 서민 위화계층이라 강제 단속했다. 그런 식으로 하니까 가진 자들이 돈을 국내에서 안 쓰고 해외에서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는 박근혜 대통령 보육정책(누리과정, 100% 무상보육)에도 반대했다. 왜 29만원을 가정에 일괄적으로 주나. 가지지 못한 자에게 몰아서 100만원을 줄 수 없었나"라는 지론을 폈다. 평등주의와 보편적 복지를 거부하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홍 대표는 "2기 혁신위에서 제대로 하려면 중도확장 이야기 하지 말고 '왜 신보수주의를 내세우나'(를 이야기해야 한다)"라며 "신보수주의 정당이라는 건 특권과 자기 것을 내려놓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서 사회 발전 동력을 삼아야지 공산주의 배급정책으로 동력을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조세·분배 강화 위주 '소득주도 성장론'을 겨냥해서도 "이미 세계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고 못박은 뒤 "거기에 대해 우리 혁신위가 뚜렷한 생각을 갖고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2기 혁신위에서 김용태 위원장 중심으로, 집약된 의견은 당의 정체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 전부 의논을 해 보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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