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세대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국가기반 급속한 붕괴조짐
경제성장둔화-투자위축-주가급락-기업경영난
자영업 붕괴에 일자리격감,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급증
북핵 위협 여전한데 무장해제-동맹 이완-국제사회 왕따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가 모두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지구촌에서 대접받는 번듯한 나라 건설’을 위해 우리의 선배세대들이 지난 반세기 이상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국가 기반이 급진좌파 세력이 주도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 출범 1년 6개월을 앞두고 송두리째 파괴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 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경제는 성장엔진이 차갑게 식어가며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와 국내외 주요기관 모두가 2%대로 낮췄고 성장률은 갈수록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격감, 투자위축, 자영업붕괴, 중소·중견 기업 및 대기업의 경영난, 국가채무 및 가계채무 급증, 주가폭락 등 경제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는 더욱 위태롭다.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에 더해,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까지 삐걱거리며, 자칫 모두에게 버림받으며 몰락했던 구한말의 비극적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남북화해'라는 미명아래 전방(前方) 무장이 사실상 해제되며 적의 갑작스러운 공격에서 시민들을 지켜낼 대비태세가 와해되고 있다.

●경제: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이달 25일 우리경제의 3분기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에 그치며 6개월 연속으로 0%대 성장을 이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6일 우리 증시의 코스피는 나흘 연속 급락하면서 2030선이 무너져 1년1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나흘동안 코스피 하락폭은 135포인트나 됐다.. 

ㆍ하락하는 성장률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 둔화는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 공식화됐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0.2%포인트(p)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2.9%에서 2.6%로 낮췄다. OECD, 아시아 개발은행, 골드만삭스, JP모건 등도 모두 올해와 내년 2%대 성장을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년만에 최저치인 2.7%로 하향했는데, 문제는 이 수치도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신호가 경제 전반에 걸쳐 팽배하다.

ㆍ투자 위축

먼저 3분기 '설비 투자'가 전기 대비 4.7% 줄어들며 2분기(-5.7%)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기계류의 설비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보다 6.4% 급감했다. 이는 외환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8.6% 감소했다. 1999년 1분기(-8.8%) 이후 19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건설과 설비 부문 투자가 부진한 데 따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1.1%로 하락했다. 지난 2분기 -0.7%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내수의 기여도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던 것은 2012년(2~4분기 마이너스) 이후 6년 만이다.

내년 투자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은이 지난 18일 발표한 '2018~19년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내년에도 2.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설비투자는 점차 반등해 내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2017년(14.6%) 실적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ㆍ믿었던 수출도 '빨간 불'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9월 수출물량지수는 153.96으로 전월(158.22) 대비 5.2%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한 건 지난 2월(-0.9%) 이후 7개월 만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송장비가 자동차,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19.9% 감소했다. 또 화학제품, 제1차 금속제품은 17.6%, 14.6% 줄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 및 전자기기가 10.4%, 정밀기기가 4.0% 증가하며 수출을 지탱했다.

하지만 반도체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작년 9월 73.4%에서 점차 하락해 올해 9월에는 27.7%로 내렸다. 또한 반도체는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수퍼 사이클'이 끝난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ㆍ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 경영난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76%, 66.7% 격감했다. 조선산업이 적자를 지속하며 퇴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일자리의 12%, 수출액의 13%가량(2016년 기준)을 차지하는자동차 산업만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 악화로 중소·중견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올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데 이어 중견 부품사 다이나맥, 금문산업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 상장 부품사 82곳 중  25곳이 적자를 냈다. 이는 2년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52곳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줄었다. 폐업에 내몰린 2·3차 부품사들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사의 설비를 높은 가격에 인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제조업 전반에 걸쳐 4분기 전망이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됐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한국 경제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66)과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목재·종이(70), IT·가전(73),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 등이 모두 100을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62%가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내 기업 3곳 중 2곳이 올해 실적 목표치를 채울 수 없다고 답한 셈이다.  

ㆍ자영업 붕괴

 

자영업은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가 2009년 이후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신한카드 자영업 가맹점 200만 곳의 연도별 상반기 기준 창·폐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 폐업한 자영업자 숫자가 20만 곳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16만4000곳(2009년 기준)보다 3만6000곳(22%)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다. 신한카드의 자영업 가맹점은 전체 자영업자 570만명의 35%쯤이고 일부 창업 기업이 포함돼 있다.

또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사업자는 90만8076명에 달했다. 업계에선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는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자 폐업이 한 해 100만명을 넘기면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의 95% 이상은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올해 1~9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통계 작성(제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올해 1∼9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월평균 597만8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만9천명(1.8%) 적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1∼9월 평균 취업자 수는 2013년 563만6천명, 2014년 591만9천명, 2015년 601만4천명, 2016년 603만2천명, 2017년 608만7천명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증가하다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ㆍ일자리 격감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2000명 늘어난 106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133만2000명의 실업자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실업자가 늘면서 3분기 실업률은 3.8%를 기록해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상승폭은 2014년 4분기(0.4%포인트)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컸다. 실업률 상승은 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실업률과 함께 고용률도 악화되고 있다. 3분기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던 2010년 1분기에 0.5%포인트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고용률이 전년 대비 떨어졌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취업자 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10만1000명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10만8000명 줄어든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1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실업자는 111만7000명으로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1월부터 9월까지의 실업률도 4.0%로 2001년 4.2% 이후 최고 수준이다.

ㆍ늘어나는 국가채무

미래세대가 짊어져야할 나랏빚은 빠른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2021년 국가채무(중앙, 지방정부) 규모는 900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올 8월 재정전망을 하면서 차기 정부 첫해인 2022년에 국가채무가 9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현 정부 임기 내 900조 원 선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 현 정부에서 신설되거나 확대된 복지 정책의 영향이 크다. 이 분석에는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 사업과 공무원 증원에 따른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국가채무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ㆍ가계부채 위험수위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 3위 수준이고, 소득과 비교해 갚아야 할 빚 부담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2%였다. 40여개국 가운데 스위스(128.3%) 호주(122.2%) 덴마크(117.3%) 네덜란드(104.3%) 노르웨이(101.6%) 캐나다(99.4%)에 이은 일곱 번째다. 4년 전인 2014년 1분기(81.9%)와 비교하면 13.3% 포인트 올랐다. 순위로는 같은 기간 12위에서 5계단이나 뛰었다.

특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에 비해 2.3%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국(3.7% 포인트) 홍콩(3.5% 포인트)에 이은 세 번째다. 

가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 1분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2.2%였다. 전 분기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국내 가계부문의 DSR은 2000년 9%대에서 2010년 12%대까지 올랐다. 2013년 들어 11%대로 떨어졌다가 2016년 1분기 11.2%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DSR은 가계부채의 위험지표로 통한다. 따라서 DSR이 높아졌다는 건 소득과 비교해 향후 갚아야 할 빚 부담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가계부채는 자칫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BIS 분석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 포인트 높아지면 경제성장률은 0.1% 포인트 하락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금융위기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요인 가운데 하나가 과도한 가계부채였다.

●안보: 무장해제와 동맹관계 악화로 국가생존 위협 

·무장해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비준했다. 이 합의서는 북한의 핵위협을 그대로 둔채 대한민국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것에 가깝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합의 조항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이다. 남북은 이 합의서를 통해 비행 기종별로 MDL을 기준해 10km~40km에 달하는 비행금지구역을 새로 설정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절대적 우위에 있는 한미 연합군의 정찰·감시 활동을 제약해 수도권 방어태세에 구멍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MDL 주변 비행을 금지하면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이 그동안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수조 원을 들여 구축한 다연장포와 전술지대지 미사일 등 대화력전체계도 무용지물이 된다.

비무장지대 안에 설치된 GP 철수도 우리측이 불리하다. DMZ 내에 남측은 GP 60여 개를, 북측은 160여 개를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배치해두고 있다. GP에는 대략 1개 소대가 근무한다. 남북은 올해 말까지 GP를 각각 11개씩 동수로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원칙적으로는 남북이 비례적으로 철수해야 한다. 남측이 11개와 북측 33개를 철수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동수로 계속 철수하면 우리가 60여개를 모두 제거해도 북한은 100개가 여전히 DMZ에 남는다. 더구나 북한은 GP를 지원하는 민경대대도 DMZ 안에 있지만, 우리측 대대는 DMZ 밖에 있다. DMZ 안에서 북한군 침투를 감시할 GP가 부족하면 20만 명이나 되는 북한군 경보병여단 등 특수부대에 대처하기 어렵다. 유사시 우리 장병들의 희생이 커질 수 있다.
 
한강하구 공동이용도 합의된 내용이다. 한강하구 약 70㎞ 구간에서 남북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 수역에서 골재(모래) 채취, 관광·휴양, 생태 보전 등을 추진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군이 민간으로 위장한 침투를 막을 방도가 없다.

이번 합의서는 북방한계선(NLL)을 해상 적대행위 중지 ‘지역’으로 설정하여 교묘하게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우리 측 85㎞, 북측 50㎞까지 총 135㎞가 해상적대행위 중단구역으로 설정됐다. 85㎞까지 내려온 NLL은 연평도와 경기도를 넘어 충청남도까지 사정권에 들게 한다. 정전협정에는 분명히 북방한계선은 북한이 넘어서는 안되고 우리와 유엔군이 지켜야 할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선’을 ‘면’과 ‘지역’으로 바꾸어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이번 남북 군사합의는 빠른 속도로 이행되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북 초소(GP)와 병력·화기철수 작업은 25일 완료됐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JSA 무장화 조치가 취해진 지 42년만에 비무장 상태로 전환된 것이다. 남·북·유엔사는 이날 JSA 내 북측 초소 5곳과 우리측 초소 4곳을 각각 철수했다. 남북 병력과 권총, 소총(AK-47·K-2), 탄약 등의 화기도 JSA 밖으로 옮겼다.

JSA 북측지역 ‘판문점 다리’ 끝점에  우리측 초소가 설치되고 판문점 진입로 우리측 지역에는 북한 측 초소가 새로 들어선다.

미국으로부터의 전작권 회수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2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양국 간 안보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검증하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평시작전권만 환수한 지금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전쟁 개시여부나 공격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자산과 우리 자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도 전작권 전환을 시도하는 건 방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미 동맹 와해로 가나

 

전방무장해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동맹마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미국 정부는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매우 격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한미 외교장관 통화 시 남북 군사합의서를 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격분해서 강 장관을 힐난했다"며 "특히 남북 경계선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해 버린 것에 분노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도 폼페이오 측의 항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정부가 先비핵화 後제재완화 방침을 전세계에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동맹국인 한국이 이 노선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강경화 장관이 이달 국정감사에서 '5·24조치' 해제 검토를 거론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못박았다. '승인'이라는 외교적 결례어까지 사용해가며 문재인 정부의 행동에 제동을 건 것이다. 

한미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는 외신들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22일 <북한에 관한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70년 동맹을 위험에 빠트리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북한 비핵화에 관한 한국과 미국의 방법상의 차이로 인해 70년 된 한미동맹이 위험에 빠졌다"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긴장상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FT는 지난 몇달간 한미 관계를 "막후에서 외교적 결투를 벌여왔다"고 비유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세계로부터 유리된 은둔정권(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자는 한국의 잠정적 제안을 '그들(한국)은 우리의 허락 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신랄한 비난으로 차버렸을 때 미묘한 (한미공조 균열) 움직임이 세상에 드러났다"며 "그들의 70년 동맹을 해치는 위험을 감수할지'에 대해 신속히 합의에 도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유익한 경고였다"고 진단했다. 한미동맹의 균열을 북한과 중국이 환영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미국내 언론매체 중 '진보' 또는 '중도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Vox도 10일 "한국이 대북(對北)제재를 해제하려 한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의 비핵화 계획은 끝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미동맹의 균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한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폭넓게는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십년간 유지돼온 끈끈한 한미 관계를 약화시키는 것은 북한의 최대목표"라고 경고했다.

·국제 왕따된 한국

 

미국 정부가 최근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대북제재 이행을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순방을 하며 각국정상들에게 대북제재 완화를 피력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은 국제사회로 부터 외면을 당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빠른 속도로 계속할 수 있도록 안보리와 프랑스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국빈만찬사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전적으로 준수하는 명확한 기저 위에 대화를 구축"해야 한다며 오히려 'CVID 실현'을 위한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계속하도록 국제사회의 격려 및 '유인(誘引·인센티브)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제재완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결국 문 대통령이 프랑스 및 이탈리아 정상들과 내놓은 공동언론발표문에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문구가 담기는 것으로 귀결됐다. 

아셈 의장성명 채택에 앞서 문 대통령은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5차례 비상임이사국을 지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각각 만나 '북한 비핵화 견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타진했으나 "북한이 CVID를 위한 좀 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 대통령과의 접점은 없었지만, 폴란드도 아셈 기간 알 슈차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예외 없이 이행해야 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의무"라고 밝혔다고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7일 일본-프랑스 정상회담 후 "미국의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뒷받침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선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견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두 정상이 의견 일치를 봤다"며 "ASEM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등에서 일본과 프랑스가 결속해 북한의 제재회피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유지하고 더 강화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전세계가 미국과 공조하며 대북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있는데 한국만 역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중국과 일본은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최근 방중과 함께 관계개선 모드에 들어갔다. 양국은 통화 스와프 규모확대와 제3국 인프라건설에 공동 진출할 것에 합의하며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FT도 일본과 중국이 "최근 관계 개선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중 관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악화한 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부정하는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 때문에 다시 긴장감이 감돈다. 자칫 한국만 동아시아의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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