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출신 26세 용의자, 지난해 추방명령 받았으나 불응

로마 한복판에서 16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난민(가운데) [ANSA통신-연합뉴스 제공]
로마 한복판에서 16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난민(가운데) [ANSA통신-연합뉴스 제공]

로마 시내 한복판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 이탈리아가 뒤집어졌다.

데시레 마리오티니라는 이름의 피해자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로마의 대표적 유흥가인 산 로렌초의 한 버려진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이 소녀는 최소 1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들은 소녀의 시신이 발견된 건물 주변의 외벽에 '데시레를 위한 정의', '산 로렌초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 등의 문구를 적고, 꽃을 헌화하며 추모와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6세와 43세의 불법 세네갈 난민 2명과 나이지리아 난민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ANSA통신이 25일 전했다. 이들은 마약 판매와 집단 강간,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6세의 세네갈 출신 용의자는 지난해 추방 명령은 받았으나 응하지 않고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희생자의 어머니는 이날 언론에 "딸을 위한 정의를 원한다. 이런 비극이 다른 소녀들에게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6월 취임 이래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용의자들을 '벌레'라고 부르며 이들이 혹독한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밤 2명이 체포되고, 다른 2명이 수배 조치됐다"며 "이 끔찍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벌레'들이 죗값을 충분히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전날 사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됐다"며 "범죄를 저지른 '괴물들'이 곧 잡히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현장 방문에서 지지자들에게서 박수를 받는 한편 비판 세력으로부터 야유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불법 난민이나 부랑자들은 로마 시내 곳곳에 방치된 빈 건물을 무단 점거해 시당국의 골치를 썩혀왔다. 로마시는 이런 건물 가운데 1곳에서 흉악 범죄가 발생하자 해결책으로 경찰력 증원을 중앙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월에도 10대 소녀 1명이 동부 마체라타에서 나이지리아 불법 이민자에게 약물 중독 상태에서 강간·살해당한 뒤 토막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추모벽 [연합뉴스 제공]
추모벽 [연합뉴스 제공]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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