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 기자.

대한민국의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통신기기, 석유정제,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등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made in Korea' 제품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이미 조선업계는 회복하기 힘든 상태로 망가졌다.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터져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심해유전 개발에 뛰어든 국내 조선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최근 미국이 셰일가스를 본격적으로 수출하면서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이 활발해졌고 그 덕분에 국내 조선업계도 수주가뭄에서 벗어났지만 미국을 몰랐던 잘못이 남긴 영향은 컸다.

조선업 다음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망해간다. 대한민국 자동차의 마지막 자존심인 현대자동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작년 3분기보다 76%나 줄어들었다. 미국에서 차가 팔리지 않았다. 

현대차는 미국차, 독일차, 일본차 등에게는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고 중국차보다는 비싸다. 싸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계속 잘 나가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현대차가 망해가도 직원들은 임금을 올려달라고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파업했다. 국내 현대차 공장 직원들의 연봉은 평균 1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현지 생산공장 직원들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생산능력은 미국공장이 국내공장을 앞선다. 민노총에 소속된 현대차 노동조합은 국내 노동법이 보장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파업을 무기로 매년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노조에 끌려다니는 현대차 핵심 간부들은 수소차·전기차 홍보에 열중한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겠지만 좌파의 트레이드마크로 전락한 친환경 기조에 '아부'하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나마 점수를 주고 싶었던 전기차도 탈원전을 들고 나온 좌파 정권에서 끝났다. 석탄과 LNG로 만든 전기가 친환경인지는 양심이 있으면 답할 수 있다. 시중의 수소가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수소가 무한하다는 엉터리 현대차 광고는 우스울 땨름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의 수소차를 탔다. 최근 유럽 순방을 다녀온 문 대통령은 프랑스에서도 현대차의 수소차를 탔다. 대통령을 모신 현대차 대외협력 담당자와 홍보 담당자의 노력은 안 봐도 뻔하다. 

현대차가 수소차로 '모신'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동맹을 흔들 수도 있는 위험한 정치인이라는 시각이 해외에는 적지 않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숨통이 끊어지는 산업은 자동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타격을 주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자동차가 가장 효과적인 공격 포인트다. 

미국 시장에 의존도가 크고 국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업 분야 중 가장 높은 취업유발계수를 보이는 산업이 자동차다. 10억 원 매출이 발생할 때 고용이 가능한 인원을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는 자동차가 2014년 기준으로 8.30명으로 가장 높았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3명대, 통신기기와 철강이 4명대였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그 충격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현대차가 반(反)시장적 정권의 코드에 맞추면서  한가하게 수소차·전기차 놀음이나 할 때인지 의문이 든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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