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뺀 與野4당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도입 합의…'인민재판' 우려도
한국당 뺀 與野4당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도입 합의…'인민재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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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옥'式 특별재판부, 1948년 건국직후 反民특위 이후 70년 만에 처음
"영장 온전히 발부 안 돼" "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다수 재판관 관련자로 거론돼" 4당 주장
사법부 블랙리스트 '헛발질', '코드 수사' 유도해 온 김명수 大法에 판사임명권 주기로
文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 땐 "사법부 스스로 위기 극복" 언급했으나
與 "檢 강제수사 제대로 안 돼 특단의 대책"…민평·정의당에 바른미래까지 동조
"수사 벌써 4달, 국회 안 나서면 직무유기…특별재판부 설치 동참하라" 한국당 압박
비판론엔 "오히려 사법질서를 더욱 무너뜨리는 행위, 사법正義 유린" 반발
한국당 "김명수 사퇴가 먼저…정부여당의 앞뒤 안맞는 야권 분열공작"

문재인 정권발(發) '코드 수사' 성격이 짙은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與野) 4당이 적극 동조하는 양상이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해당 의혹 연루자들을 단죄할 '옥상옥' 식(式) 특별재판부를 만든다는데 합의하고 2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농단 사건을 재판할 '특별재판부 도입' 방침을 발표했다. 검찰과 법원 간 투쟁으로 번지는 중인 이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좀처럼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 발부가 이뤄지지 않자 4당이 밀월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한국당은 "사법부 독립성 침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특별재판부 설치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특별재판부 설치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영표 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평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나 사법농단수사 진행경과를 보면 법원이 과연 수사에 협조하고 사법농단의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공정히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법원은 사법농단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잇따라 기각했다"며 "일반 형사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90%에 육박하지만 사법농단사건 압수수색 영장은 단 한 건도 온전히 발부된 적 없이 전부 기각되거나, 일부만 발부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법원 일각의 반발로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나아가 사법농단 수사에 대해 근거 없이 비난하는 시도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사법질서를 더욱 무너뜨리는 행위다. 더 이상 사법정의가 유린당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중 사법농단 사건을 관할할 가능성이 있는 다수 재판부의 재판장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그래서 현행 재판부에 의한 재판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절차를 통해 재판 사무분담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지 벌써 4달입니다.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입니다. 국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헌법과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한국당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별재판부 설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반민특위 재판' 관련 사진
'반민특위 재판' 관련 사진

특별재판부 설치는 1948년 건국 직후 친일 잔재 청산을 목적으로 설치됐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이후 처음이다. 지난 8월1일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당 공식 회의에서 "사법부 스스로 자정할 능력이 없다면 국민재판부를 구성하는 등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필요성을 공언했고, 이에 따라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이 특별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는 소위 '인민재판'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25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4당은 특별재판부 재판관 추천위원회를 꾸려 현직 법관 가운데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할 1·2심 판사와 영장전담판사를 2배수 후보자로 추천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임명권을 주기로 했다.

4당은 또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논란이 된 사법농단 관련 '법관 탄핵'에 대해서는 공동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은 특별재판부 도입이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유보적인 자세다. 하지만 여야 4당은 한국당도 반대 명분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법안 통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4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의 참여를 촉구했는데 끝까지 참여 안하면 4당끼리 밀어붙이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가운데 "이미 저희가 한국당에 대해서 이 사안의 중요성 놓고 충분한 논의를 했지만 아직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4당이 앞으로 한국당이 함께할 수 있도록 더 설득해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홍영표 원내대표가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상 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하게 되면 처리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별재판부 구성에 대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 법안이 대표발의 돼있있는데, 바른미래당은 박주민 안(案)에 100% 찬성하진 않는다"고 추가 논의를 시사했다.

그는 "예를들면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특별재판부 구성에 대한 추천위원 구성 등 문제다. 한국당 참여시켜서 재판부 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재판부가 서려면 김 대법원장이 자진해서 사퇴하든지, 이 사태를 마무리하든지 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이 존치한 가운데 사법부를 부정하는 특별재판부를 이야기하는 건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이 야권공조를 파괴하려는 정치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거듭 "김 대법원장이 사퇴하든지, 그 문제를 먼저 정리한 이후에 특별재판부에 대한 입장을 갖고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일의 앞뒤가 맞지 않는 야권분열 공작으로 특별재판부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좀 더 심사숙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문 대통령, 김명수 대법원장.(사진=연합뉴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좌파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전신 격) 회장 출신으로 실체나 개념조차 모호한 사법부 블랙리스트(사실무근으로 밝혀짐) 논란, 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을 직접 띄우며 '진상 확인 전 대법원장 사과'부터 하는 등 여론전에 뛰어든 장본인이다. 

지난달 13일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을 언급하면서 "지난 정부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전제하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하자, 김 대법원장은 "저는 대법원장으로서 일선 법관의 재판에는 관여할 수 없으나"라고 '아쉬움'을 표한 뒤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 협조를 할 것"이라고 받든 바 있다.

이때 문 대통령은 그나마 "이번에도 사법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이라며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었지만, 입법부에서 여당 주도로 4당이 나서 반민특위 이래 70년 만의 특별재판부 도입 합의로 행정부 수반의 의중을 떠받드는 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20일 오후 대법원 정문 앞에는 2014년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당 강령' 등의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이 '통합진보당 명예회복대회'를 열고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진실을 밝히라"며 내란선동죄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할 것도 요구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8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이석기 내란선동 사건'과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당 강령' 등으로 위헌정당해산 명령을 받은 통합진보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당 강제해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8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이석기 내란선동 사건'과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당 강령' 등으로 위헌정당해산 명령을 받은 통합진보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당 강제해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임 정부 및 대법원장 체제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사법농단 프레임은 북한 정권과 추종세력 등이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당 강령과 '이석기 RO 내란선동 사건'에 따른 구(舊)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현안이기도 하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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