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트너 국가 분열시키는 달인...韓美관계 더 친밀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만난 것은 진정성 판단 위해”

수전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대행이 22일(현지시간) 한미 대북 공조가 점차 도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이날 미 하버드 대학교가 개최한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협상’ 토론회에서 “북한은 과거 협상에서 파트너 국가들을 분열시키는 달인으로 증명됐다”며 “미국과 한국이 친밀한 관계를 갖지 않으면 김정은은 두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국무부에 재직 중일 때만 해도 한국 당사자들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지만 앞으로 어려운 도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서로 다른 사안을 다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추구하며, 한국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와 인적 교류 등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손튼 전 대행은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어렵다”며 현재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사전 협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와 폐기에 관한 모든 복잡한 사안을 논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미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시점을 처음에 3개월로 잡았다가 다시 2021년으로 설정하고 최근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국무부 재직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관으로부터 더 많은 시간이 허용될수록 검증도 확실해지는 반면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면 비핵화와 핵 폐기가 불완전해진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김정은의 진정성을 판단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아직 북한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에 돌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 관계 회복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다만 북한이 정말로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타당하게 수긍할 수 있어야 그런 주장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합리적 근거들로 북한의 과거 행태를 들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은 지난 1991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남북 간 합의를 시작으로 제네바 합의, 6자 회담을 통한 2005년 9.19합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핵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이를 모두 어겼다”며 “북한이 한 말을 완전히 신뢰하려면 과거와 다른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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