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러 방송 인터뷰서 “北 핵공격 논의한 적 없어...비핵화 약속 지키게 할 것”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내년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미북정상회담의 내년 초 개최 가능성을 공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 1월 이후 미북정상회담 개최 보도는 어디까지나 미 정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것이어서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현재 미북 간 정상회담을 위해 다양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날 볼튼 보좌관이 직접 나서 2차 미북회담은 내년에 열릴 것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볼튼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라디아 방송 ‘에코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아마도 김정은을 새해 1월 1일 이후에(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로이터 통신 등은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내년 1월 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 등이 실명으로 이 내용을 확인하거나 공식발표한 적은 없었다.

볼튼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네바다 주 유세에서 북한문제와 관련해 “잘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라”고 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 미북 비핵화 협상 시간과 관련해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했다. 또한 기자들에게 미북 정상회담은 중간선거 이후에 열릴 것이라며 11월 조기 개최설을 일축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수퍼 매파’로 불리는 볼튼 보좌관은 ‘미국이 작년 북한에 대한 핵공격 아이디어를 논의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볼튼 보좌관은 “내가 알기로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직접 협상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며 “대통령은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전례 없는 조치를 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도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볼튼 보좌관은 이번 러시아 방문의 주된 의제 가운데 하나인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 논란에 대해 중국과 북한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INF는 냉전 시대 군비경쟁 종식의 상징으로 사거리 500~5500km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볼튼 보좌관은 “(INF는) 러시아와 미국에 적용되는 조약인데 지금은 이란, 중국, 북한 등의 나라들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생산한다”며 “미국과 러시아만 양자 조약에 묶여있고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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