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에 안명진 목사 등 2명이 불 질러
경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할 것"

맥아더 동상 방화 [페이스북 캡처]
맥아더 동상 방화 [페이스북 캡처]

지난 7월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질렀던 반미(反美) 친북성향 안명준 목사 등 2명이 또다시 화형식을 하겠다며 맥아더 동상 아래에 불을 질러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3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반미성향 단체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안명준 목사(61)와 이 단체 대전충남본부 준비위원장 B(41)씨가 인천시 중구 송학동에 있는 맥아더 동상 옆에서 헝겊 더미에 불을 질러 동상을 받치는 돌탑 일부가 불에 타 그을렸다.

자유공원을 지나던 한 시민은 이날 오전 4시 37분께 "맥아더 동상 앞 종이 더미가 타고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맥아더 동상 옆에 뿌려진 인화성 물질과 불에 탄 헝겊 더미를 확인했다.

안 목사는 불을 지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미국인 더글러스 맥아더 동상에 두 번째 방화를 했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맥아더에서 트럼프까지 신식민지체제 지긋지긋하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맥아더 동상 앞에 내건 사진도 함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안 목사가 올린 사진에는 맥아더 동상 옆에서 화염이 일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그는 올해 7월에도 자유공원 내 4m 높이의 돌탑에 올라가 이불을 맥아더 장군 동상 발에 감싼 뒤 불을 지르고 불법 집회를 했다.

당시 경찰은 안 목사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안 목사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 불을 질러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방화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할 것"이라며 "방화죄 적용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일각에선 지난 8·15 범국민 태극기 집회 당시 광화문에 설치돼 있던 불법 조형물인 일명 '희망촛불'을 철거한 시민에 대해 검찰이 지난 16일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법의 형평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이 자주 다니는 광화문 광장에 위험하게 설치한 불법 조형물을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철거한 시민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 것에 반해 극좌 반미주의자가 고의성을 품고 방화를 한 것에 대해선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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