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수조사 안했지만 의심내용 있었다"
장제원 "기재부 '디브레인'서 간단히 발견할 팩트도 감사원 몰랐단 게 납득 되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예산 오·남용을 폭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최재형 감사원장이 올해 '부실 감사'를 실시했음을 인정했다.

최재형 원장은 22일 오후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비정상시간대·부당 사용 폭로에 관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6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대통령경호처·국가안보실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은 "(당시 감사사항 중에) 경비편성 및 집행 적정성이 있다"며 "기획재정부의 디브레인(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을 봤지 않냐"고 질문했다. 최 원장은 이에 "감사에 들어가기 전에 다 보고 감사에 착수한다"고 답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0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0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 의원은 "기재부 예산지침에는 (업무추진비 사용이) 법정 공휴일, 토·일요일, 심야시간대 등 제한된다고 나온다"며 "감사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거론된 게 있냐"고 질의했다.

최 원장은 "없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이 "왜 없다고 생각하냐"고 추궁하자 그는 "감사가 부실하게 됐다"고 시인했다.

장 의원은 "이렇게 간단하게 발견할 수 있는, 디브레인에 나온 팩트도 감사원은 몰랐다는 게 납득이 되냐"며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이 금지된) 의무적 제한업종에서의 사용은 들여다봤냐"고 따져 물었다.

최 원장은 "(청와대에 대한) 감사 당시 (업무추진비 내역) 전수조사는 하지 못하고 일부 의심되는 사용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관련 소명자료 열람을 요구하자 그는 "감사관들이 소명자료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납득할 만하다고 판단해 처리한 걸로 안다"고 불응하면서 '부실 감사' 의혹을 더했다.

장 의원은 "심 의원이 제기한 (업무추진비) 논란은 감사원에서 해결될 수 있었다"고 장 의원은 재차 질타했다. 이에 최 원장은 "업무추진비 감사 청구가 들어와 있다. 이번에 감사할 때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감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에선 청와대 직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당일 최 원장 답변은 업무추진비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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