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간지, 文정권式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사설-칼럼 통해 비판
주요 일간지, 文정권式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사설-칼럼 통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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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문화일보, 사설과 칼럼으로 잇달아 정부 행태에 일침
조선일보 "남의 허물 들추기엔 무섭도록 집요한 사람들이 제 잘못 드러나면 '가짜 뉴스'라고 한다"
중앙일보 '구글과 민주당의 수상한 유착 의혹'..."104개 삭제 요청 콘텐트를 모두 공개해야”
문화일보 '가짜뉴스 퍼지는 진짜 이유부터 되짚어봐야'..."위선과 천박한 언론관이 겹치면..."

문재인 정권의 집권여당에 이어 행정부와 수사기관 등 정부가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로 ‘가짜뉴스’ 논란이 커지면서 조선 중앙 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서 현 정권의 행태를 사설이나 칼럼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할뿐더러, 집권여당과 정부가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이는 대상들에는 대부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내용’들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과거와 대비되는 행태를 비판하며 ‘언론 자유’에 대해 우려하고 나섰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등의 공공기관 고용비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민주당측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 '거짓 선동'이나 '침소봉대'라며 반박하고 나서자, 조선일보는 23일 <공기업 '친·인척 잔치판' 문제도 '가짜 뉴스'라는 與>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남의 허물 들추기엔 무섭도록 집요한 사람들이 자기 잘못이 드러나면 '가짜 뉴스'라고 한다"며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해 "사태의 본질은 공공기관 노조와 임직원들이 정부의 공기관 '비정규직 0' 정책의 틈을 타 친·인척들을 대거 끼워넣은 것이다. 이로 인해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취업 기회가 박탈당했다"며 "조급하고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 밀어붙이기가 만든 도덕적 해이이고, 대통령 공약에 서울시장 등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가세해 빚어진 결과"라고 꼬집었다.
 


또한 <[데스크에서]여권의 가짜 뉴스 '二重 잣대'>라는 칼럼을 통해서도 과거 반기문 전(前)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불거졌던 '퇴주잔 논란'에 상기시키며 민주당의 이중 잣대를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최승현 정치부 차장은 음복잔을 마시는 장면을 편집해 '퇴주잔'을 마신 것처럼 편집한 '가짜뉴스'가 퍼질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현 경기도지사)이나 조국 서울대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 정청래 전 의원의 조롱섞인 발언들을 인용하며 "가짜 뉴스들의 실체가 밝혀진 뒤에도 공개적으로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힌 사람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의사를 전한 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론적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도 "정말 가짜 뉴스를 일소하겠다면 여야를 기준으로 한 피아 구분부터 없애야 한다. 자신들의 엇나간 과거에 대한 해명이라도 있다면 그 진정성에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이외에도 19일 <[데스크에서] '가짜뉴스' 단속 진정성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정작 과거 세월호나 촛불 정국에서 좌파(左派) 유튜브와 팟캐스트들이 득세했을 때, 현 여권은 가짜뉴스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에는 22일 <구글과 민주당의 수상한 유착 의혹>이라는 제목의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전 편집국장)의 칼럼이 실렸다. 전 칼럼니스트는 이날 칼럼을 통해 “구글이 한국에서 큰 문제를 일으켰다. 야당 지지자들이 주된 시청층인 ‘고성국TV’에 생방송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수정헌법 1조 ‘언론과 출판의 자유(Freedom of Speech and Print)’를 훼손하는 범법 행위를 1인 유튜브 방송을 상대로 저질렀다고 비판받을 만한 사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민주당측이 구글코리아를 방문해 유튜브 영상 104건을 삭제 요청하자 바로 다음날인 16일밤 ‘고성국TV’가 유튜브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과 관련해 “구글의 특별한 조치가 하루 사이에 벌어졌으니 민주당 사주론은 합리적인 의심에 해당한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당사자들이 억울해서라도 부인할 텐데 박광온 의원 쪽이든 존 리 사장 쪽이든 똑 부러지게 부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밀봉해 주고받았던 104개 아이템의 비밀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참 우스운 얘기”라며 “허위·조작에 확신이 있다면 당당히 공개하면 될 일이지 뭐가 그리 겁나 쉬쉬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금세 복원됐으니 ‘문제 없는 것 아니냐’는 항변도 있겠으나 ‘말과 글의 자유’를 뺏기지 않기 위한 한국 유튜버들의 필사적인 저항과 분노가 구글 본사에 전달됐기에 복원 조치가 취해졌을 뿐”이라며 “수상한 유착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민주당이든 구글코리아든 밀봉된 104개 삭제 요청 콘텐트를 다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측이 삭제요청한 104건의 영상 리스트 공개를 촉구했다.

전 칼럼니스트는 앞서 8일에도 <가짜뉴스는 형벌로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칼럼을 통해 “이낙연은 군사독재 정권 때 청년학생 시절을 보냈으며 권력의 언론 탄압에 맞섰던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그의 입에서 뉴스를 힘으로 다스리라는 얘기가 나올 줄 몰랐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의 ‘가짜뉴스’ 수사 지시에 대해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앙일보는 <[이상언의 시선] “가짜뉴스 많다”가 가짜뉴스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18일 내보냈다. 이상언 논설위원은 경찰청이 16건의 가짜뉴스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과 관련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상언 논설위원은 “문제가 된 주장이 추측 수준의 의견 표현이기 때문에 진위를 가릴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가짜 뉴스'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이어 "내일 무엇이 진짜에서 가짜로, 가짜에서 진짜로 바뀔지 모르는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유언비어 유포죄라는 독재의 칼에 맞서 싸우고, 권력의 폭압과 자기검열 때문에 제도권 언론이 보도하지 못한 진실을 알리겠다며 밤새 유인물을 만들고, 신새벽에 남몰래 담벼락에 민주주의 만세를 쓴다고 노래했던 그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권력의 폭압에 치를 떨며 사상의 자유를 외쳤던 이들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그 사람들이 지금 이 사람들 맞는가”라고 되물었다.

석간신문인 문화일보 또한 22일 <[시론]가짜뉴스 퍼지는 진짜 이유>에서 가짜뉴스 논란의 원인으로 ▲언론의 실패 ▲권력의 불투명성과 당국자들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이용석 문화일보 논설주간은 “안보 약화가 모두의 눈에 보이는데 대통령 주변에서만 아니라고 하면 우화 ‘벌거숭이 임금님’에서처럼 국민은 수군거리게 된다”며 “인권을 외치면서 북한 인권은 한사코 외면하고, 민주를 외치면서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를 봉쇄한다. 이런 위선과 천박한 언론관이 겹치면 국민은 정부 발표보다 ‘SNS 사랑방’에 더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논설주간은 현 정부의 가짜뉴스 주무 기관장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교수 시절 저서인 ‘커뮤니케이션과 정치’에 서술된 ‘유언비어 유포죄는 그 사회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지배 세력에 불리한 유언비어나 권력자를 조롱하는 유언비어도 정치적 의견의 격렬한 표현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따라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정부의 가짜뉴스 단속보다 정부가 ‘가짜뉴스’라고 진단하는 정보들이 창궐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내 일간지 중 조선일보에 이어 2위의 발행부수(ABC 기준)를 갖고 있는 동아일보는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해 정부여당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사설이나 칼럼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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