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분양 아파트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 서울 집값이 더 올랐다는 비판에 대해선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 가격을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원가와 연관짓는다는 발상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원가라는 개념 자체가 애매한데다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가격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소신을 묻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SH공사가 분양원가 62개 항목을 공개하다가 12개로 줄여 공개를 하나 마나 한 것으로 날려버렸다"며 "후퇴한 공공주택 정책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 축소가) 잘못된 것 같으며, 의원 말씀에 동의한다"며 "(원가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계약금액 10억원 이상의 공공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한 데 이어 경기도시공사가 분양에 참여한 일반아파트의 공사원가도 지난달 공개했다. 

당시 공개 결과 아파트 실제 건축비와 소비자에게 분양한 건축비는 3.3㎡당 최대 26% 차이가 났다며, 지난 수십년간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호황기에 편승해 폭리를 취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직장이 가깝거나 혹은 학군, 교통편이 좋다는 이유 등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곳에 주택 공급 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원가와 대비해 폭리라고 하는 것은 똑같은 옷을 두고 비싸게 파는 매장은 규제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정 대표는 "상대적으로 서민의 삶과 무주택 서민을 걱정하는 진보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한 건 역설이며, 보수 서울시장 때보다 박원순 시장 때 집값이 오른 것 역시 역설"이라며 "서울시의 76페이지짜리 업무보고 자료 중 주거정책에 대한 것은 단 한 쪽"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민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게 주거 문제"라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공공임대주택의 대량 공급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로 최선을 다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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