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북한문제에 모든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기 위해”
내년 3월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 시행 여부도 불투명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부터)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한ㆍ미ㆍ일 국방부 장관 회의를 하고 대북정책 공조, 지역 안보협력, 3국 안보협력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부터)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한ㆍ미ㆍ일 국방부 장관 회의를 하고 대북정책 공조, 지역 안보협력, 3국 안보협력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국방부가 12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오는 12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2015년부터 매년 12월 시행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이다. 작년 12월에는 미국의 전략무기인 스텔스 전투기 포함 한미 공군 270여 대의 항공기가 참가했다. 훈련 내용도 공세적이어서 북한이 큰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이 북한문제에 모든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화이트 대변인은 “두 장관은 양국군의 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훈련을 조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향후 훈련들을 평가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화이트 대변인은 “매티스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과 이 사안에 대해 상의했으며 양국은 역내 안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에 참가한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국과 일본 국방장관을 만났다. 매티스 장관과 정 장관은 회의 첫날인 19일 한미 국방회담을 통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군 당국이 올해 계획했던 마지막 대규모 연합훈련이다. 한미 군 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연말까지 대규모 연합훈련을 없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올 들어 지난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2개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 그리고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까지 모두 4개의 한미 연합훈련이 중지됐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지난 8월 매티스 국방장관은 “현재로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비질런트 에이스의 연기로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한미연합 훈련의 중단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거듭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3월로 예정된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 시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3대 연합훈련 중 하나인 KR연습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둔다. 훈련 형태는 전구(Theater)급 지휘소연습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모의 전쟁게임(war game)이 주를 이룬다.

한국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본부, 작전사령부급 부대를 비롯한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미국 태평양사령부 등이 참가한다. 주로 위기관리 절차, 전시전환절차, 작전계획 시행 절차 등의 숙달이 핵심이다. 지난해 1만 여 명의 미군 병력(해외 증원군 포함)과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참여했다.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을 말한다. 최근 연합기동훈련, 해상저투단훈련, 연합상륙훈련, 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 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내년 3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한미 간에 구체적인 대화는 없다”며 “남북 및 미북관계 여건에 따라 훈련 일정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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