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8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약 1주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원인을 ‘북한의 고문’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행동은 사악한 행동이었다”며 북한과 함께 남수단의 성폭행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사악함’의 사례로 제시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알프레드 스미스 메모리얼 재단의 연례 만찬에서 자신이 유엔 대사로 재직하며 경험한 사건들을 나열하며 웜비어의 사망을 언급했다.

그는 "유엔대사로서 지난 2년간 진짜 악(惡)을 봐왔다"며 "남수단에서는 강간이 일상적으로 전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시리아에서는 독재자가 무고한 아이들을 살해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한다. 북한에서는 미국인 학생 오토 웜비어가 고문으로 사망했다. 그것이 악이다"라고 말했다.

웜비어는 지난 2015년 북한을 여행하던 중 호텔 벽에 붙어있던 정치 선전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북한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이후 적법한 사법절차 없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난해 6월 미국으로 돌아온 지 불과 6일 만에 숨을 거뒀다.

당시 일각에선 웜비어가 북한의 고문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공식적으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아들의 사망 원인을 ‘고문’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나라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이 웜비어를 고문하면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미국정부는 웜비어가 고문으로 사망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무부는 웜비어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으며 최근 이를 갱신했다. 또한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것에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살해사건과 웜비어의 사망 사건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헤일리 대사가 웜비어의 죽음의 원인을 북한당국의 고문으로 밝힌 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