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부담 줄이고 기술 이전 항목 늘리겠다는 입장”
당초 1조 7000억원 부담 예정...작년과 올해 약 2380억 원 미지급
한국형 전투기사업 차질·전력공백 우려

2018년 10월 19일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이 자카르타 청사에서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투자·개발 사업 재협상 방침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년 10월 19일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이 자카르타 청사에서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투자·개발 사업 재협상 방침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한국과 차세대 전투기(KF-X/IF-X)의 공동투자와 개발 사업에 대해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수 주 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 대통령이 재협상과 (조건) 재조정에 동의했다”며 “한국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줬다. 두 정상은 12월 이내에 반드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도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가 KF-X/IF-X 사업 참여 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특별팀을 별도로 편성하고 직접 협상을 진도지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한국형전투기(KF-X) 개발비 8조 5000억 원 중 20%인 1조 7000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생산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2026년까지의 개발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디자인(연합뉴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디자인(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작년 하반기 사업 분담금과 올해 상반기 사업 분담금 등 2380억 원 상당을 한국정부에 지급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KF-X/IF-X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대신 재협상을 통해 자국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기술 이전 항목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KF-X 사업은 F-16보다 우수한 국산전투기를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개발해 120대를 양산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용 18조원 가운데 개발비는 8조 5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우리정부가 60%, 국내업체(KAI)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20%를 분담한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계속 분담액 지불을 지연해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는 약속한 1400억 원을 입금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투자액 감소로 KF-X 사업이 지연되면 개발·생산업체인 KAI는 미 고등훈련기(APT) 사업 탈락에 이어 사업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KAI는 오는 2022~2025년 항공기 생산물량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경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은 KF-X가 개발되면 노후한 F-4, F-5 전투기를 모두 퇴역시키고 KF-X로 전력공백을 메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KF-X 개발이 지연되면, F-4, F-5의 퇴역에 따른 전력공백이 불가피해진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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