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 중 한 명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54)이 자신의 저서에서 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에 대해 "미안한 얘기지만 한편으로는 큰 부담이었다"고 지적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새로 펴낸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부제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를 통해 "문 대통령도 온라인 토론과 댓글 문화를 바꿔야한다는 데 고민이 깊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 상황에서 강력한 결집력을 지닌 온라인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무척 고마운 분들이었지만 그 가운데 극히 일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지지성향이 다른 누리꾼들에게 배타적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면서 "결국 당내 경선 기간에 다른 후보들이 문 후보를 비판하는 소재가 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많은 이들은 강력한 비판 댓글이 문재인 캠프와 연계된 조직적인 것으로 오해했다"고 적었다. 양 전 비서관은 "역사 속 인물을 둘러싼 양 진영의 극단적 대립을 몸에 난 상처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며 "진보진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수진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역사 속 인물로 존중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이 '오해'라고 밝힌 이 대목은 극성 지지자들의 조직적인 댓글 행동이 정권교체 이후 한층 노골화하고 있어 의문이 제기된다. 이들은 반대파를 '사나운 벌꿀오소리처럼 해치우겠다'는 다짐을 담은 '문(文)꿀오소리', 속칭 문빠에 의미를 부여한 '문파(文派)'를 자처하기까지 한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이 트위터 등에서 댓글·여론조작에 가담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최민희 디지털소통위원장이 이들과 상시 소통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부여당과의 연계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양 전 비서관은 이번 저서에서 '빨갱이'라는 표현을 "정치인 막말 가운데 천벌 받을 말"로 규정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보좌하던 경험을 떠올리며 "'문재인은 빨갱이, 좌파, 종북' 같은 공격이 대선 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정치 현실에 문 대통령은 참담함을 느꼈다"고 썼다.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등에서 여성 혐오·성적 수단화 문구로 물의를 빚고 여권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는 "혼자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다"며 "그때 제대로 변호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해 제19대 대선 이후 "내 역할은 끝났다"며 정계에서 스스로 퇴장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저서 발간과 함께 이달 30일과 내달 6일 북 콘서트를 하기 위해 내일(17일)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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