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文대통령의 對北제재 완화노력 워싱턴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브뤼셀 아셈 정상회의 기념 촬영
브뤼셀 아셈 정상회의 기념 촬영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북한 제재 완화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유럽의 정상들이 미국 워싱턴의 눈치를 보느라 문 대통령의 제안을 대부분 거절했다"며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유럽을 방문해 유럽 정상들에게 대북 제재 완화를 설득했지만 실패했고, 이는 대북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과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9일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순방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중재안을 들고 설득에 나섰지만 유럽 정상 대부분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국제사회는 대부분 한반도 대화에는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완전한 북한 비핵화(CVID)’가 우선이라고 응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7박9일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국 정상을 만나 '대북제재 완화'를 타진했으나 19일(현지시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는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하는 동시에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약속했다. 아셈회의는 아시아 내 21개국 및 유럽 내 30개 국가(EU 28개 회원국 + 노르웨이, 스위스)와, 국제기구인 EU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 상임의장은 문대통령의 대화노력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했지만 유엔이 결의한 대북제재가 완벽하게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문 대통령과 회담 이후에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대북 제재 완화 문제에 이견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요구에 “북한이 비핵화와 미사일 프로세스에 대해 실질적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그 때까지 유엔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프로세스가 시작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탈리아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대북(對北) 제재의 '완화'를 에둘러 요청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아울러 WSJ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워싱턴을 화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고립을 완화하면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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