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前포스코 회장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돌연한 중도퇴진으로 무산
차기 세계철강협회장에는 브라질 철강업체 회장이 선임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당초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맡을 예정이었던 세계철강협회 회장직이 브라질 철강사로 넘어갔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연례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브라질 철강업체 게르다우사(社)의 안드레 게르다우 요한피터 회장을 선임했다. 요한피터 회장은 내년 10월 연례총회까지 회장직을 맡게 된다. 게르다우는 작년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8위의 업체다.

당초 차기 세계철강협회장은 권 전 회장이 맡을 예정이었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벨기에 브리쉘에서 열린 2017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에서 임기 3년(2017년 10월~2020년 10월)인 회장단에 선임되면서 부회장직을 맡았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올해 연례총회에서는 그가 세계철강협회장을 맡게 될 순서였다.

그러나 권 전 회장이 지난 4월 포스코 회장에서 돌연 물러나면서 세계철강협회장직은 한국을 떠났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은 회사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선임되기 때문에 최정우 현 포스코 회장은 회장단 자격을 이어 받지 못했다.

권 전 회장의 퇴진 이유는 공식적으로 '건강상의 이유'였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그는 포스코 50주년 기념식에 나서서 경영 계획을 밝힌 지 보름 만에 갑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해 외압 논란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주요 기업인들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 사절단에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권 전 회장이 번번이 제외된 일도 있었다.

세계철강협회는 1967년 설립돼 철강 산업의 이해 및 이익 증진 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단체로 국제 철강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구로 꼽힌다. 전 세계 철강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170개 철강사, 관련 협회, 연구소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한국이 네 번째 세계철강협회장을 배출할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다. 1967년 이후 한국에서 세계철강협회 회장을 맡은 것은 김만제(1996~1997년), 이구택(2007~2008년), 정준양(2013~2014년) 등 전직 포스코 회장 3명뿐이다.

포스코는 당초 권 전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이 되면 원료, 수급, 환경, 지속가능 등 세계 철강업계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권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철강사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교류 및 판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런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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