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 ‘KBS스페셜-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편 등 연출

서울시 산하 tbs교통방송 신임 대표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강택 전 KBS 방송문화연구소장이 임명됐다. 이로써 KBS와 MBC, YTN에 이어 tbs교통방송도 친(親)언론노조 인물들이 경영진을 모두 차지한 셈이다. 방송계 내부에서는 “언론노조가 주축이 돼 사실상 방송사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0월 5일 오후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 선언식에서 서약문에 서명한 뒤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후보,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정석 한국PD연합회장.(사진=연합뉴스, 2012.10.5)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0월 5일 오후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언론민주주의 회복 선언식에서 서약문에 서명한 뒤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후보,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정석 한국PD연합회장.(사진=연합뉴스, 2012.10.5)

이강택 신임 교통방송 대표는 1990년 KBS 공채 17기로 입사해 ‘추적60분’, ‘KBS스페셜’, ‘역사스페셜’등을 기획‧제작해왔다. 그는 KBS PD 활동 당시 KBS 스페셜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2006년)',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2008년)’편 등을 연출했다. 당시 KBS스페셜이 2006년 특집기획물로 내보낸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은 차베스의 좌편향 포퓰리즘과 반미주의, 국가사회주의 실험에 대해 한국이 배워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시 차베스의 국가주의에 대해 찬사하는 글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신임대표는 또한 2003년 한국PD연합회장을 거쳐 2011년부터 2년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맡았으며, 2012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강택 대표는 “그동안의 경륜과 식견, 폭넓은 사회적 관계와 통찰을 통해 '작지만 강한 라디오 방송사'를 넘어 문화민주주의의 중심 플랫폼으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공영방송 tbs의 창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tbs 대표는 서울시 개방형 직위로서 지난 8월 공모 후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발시험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임용됐다. 임기는 10월 16일부터 2년이다.

앞서 tbs교통방송은 정찬형 대표가 YTN사장에 도전하면서 한동안 대표 자리가 공석이었다. 정찬형 전 tbs대표이사는 지난 9월 27일 YTN사장으로 취임했다. 정찬형 사장은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라디오국 프로듀서로 MBC에 입사했으며, 2015년 12월부터는 2년간 '박원순 서울시' 산하 tbs 교통방송 대표를 역임했다.

정찬형 사장은 2012년에 진행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 당시 김재철 전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에 간부급으로 이름을 올려 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등 친언론노조 성향으로 알려졌다. tbs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역시 정 사장이 tbs에 취임한 뒤 탄생했으며, 김어준 진행자를 발탁한 정찬형 교통방송 대표는 “김어준씨는 궁금한 사안들에 대해 청취자와 소통해가며 스스로 터득하고 깨우쳐가는 분석가”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취임한 KBS와 MBC의 경영진도 사실상 언론노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KBS 양승동 사장은 언론노조 KBS본부의 전신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으며, MBC 최승호 사장도 2003년부터 2년간에 걸쳐 전국언론노조연맹 부위원장 겸 MBC본부 위원장을 지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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