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최대 100만 위구르족 수용소구금 추정
미국 의회 중국위원회, '중대한 인권침해'규탄촉구 입법안 제출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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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서방 자유세계로부터 인권침해라고 비판을 받아온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소’를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16일 밝혔다.

신장 자치구는 1,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지난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수용소에 구금한다는 언론과 국제기구의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정부가 이 ‘직업훈련소’를 합법화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쉐커라이디 짜커얼 주석은 16이 발행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등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수용소를 "인도적인 직업교육센터" "다채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교육센터" 등으로 자화자찬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영국의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짜커얼 주석은 인터뷰에서 재교육 수용소를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한 인도주의적이고 합법적인 방패"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교육 수용소를 통해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의 이슬람교도들에게 중국어 교육과정을 제공할 뿐 아니라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훈련소에서는 봉제와 전자상거래, 이발과 미용 등 직업 기술을 받을 기회도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짜커얼 주석은 재교육 수용소에 들어온 '교육생'들은 무료로 식사하며, 에어 컨디션을 갖춘 기숙시설에서 생활하며, 영화를 관람하고 컴퓨터실도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짜커얼 주석은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이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삶을 보다 '다채롭게' 할 수 있도록 할 기회를 얻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는 법에 따라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면서 "이것의 목적은 테러리즘과 종교적 극단주의가 뿌리내릴 환경과 토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장위구르 자치구가 1990년대 이래로 테러리즘, 극단주의, 분리주의라는 '세 가지 악의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위구르족과 이슬람교도들이 어떻게 수용소로 들어오게 됐는지에 대한 과정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경험이 있는 위구르족 사업가인 오무르벡 에리는 NYT와의 전화통화에서 짜커얼 주석의 인터뷰 내용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야구를 하고, 영화도 관람하고 노래 경연대회에도 참가한다는 짜커얼 주석의 인터뷰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자신은 수용소에서 며칠 동안 행군을 해야 했고, 애국적인 중국어 노래를 부르거나 중국의 법을 암기하도록 강요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을 뿌리 뽑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수용소 안에 극단주의와 전혀 관계가 없는 변호사, 의사, 지식인, 심지어는 관리들까지 수용된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재교육 수용소가 직업교육센터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감옥"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의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됐거나 구금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서방 세계에서 재교육 수용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처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후에는 재교육 수용소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가혹 행위'나 '대량수용'에 대해선 부인했다.

중국은 지난 8월 인종차별철폐위에 대표단을 보내 소수 범죄자의 갱생을 돕는 시설이 있지만 "100만 명의 위구르족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미국 의회 산하 초당파적 그룹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규탄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제출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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