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우드로윌슨센터 전문가 좌담회에서 기조연설도중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방탄소년단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우드로윌슨센터 전문가 좌담회에서 기조연설도중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방탄소년단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연결돼야 한다"며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독주’에 사실상 불만을 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워싱턴 정계의 우려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및 미북 간 합의의) 모든 배경은 지속적인 (한미) 동맹의 힘”이라며 “한미가 계속해서 북한문제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로 접근하면 평양과 판문점(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미북 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16일부터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 협상에 대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중시하고, 그래서 양국 정부가 협력해서 공정한 협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협상을 빨리 끝내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며 철통같은 동맹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향해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속도에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그것(제재 완화)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달 하순 남북 군사 합의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외교부가 작성한 ‘대미 협의 방향’이란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도 “국무부가 공조 부족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적혀있다.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도 이날 좌담회에서 “유엔사는 걸림돌이 아닌 조력자로 협력하고 있다”며 “중요한 사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해·오판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 완화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 유엔사가 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북측 구간 현지조사를 불허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한 정찰활동, 특히 선박 대 선박 환적과 관련한 정찰 활동을 여러 국가가 꾸준히 돕고 있다”며 남북 군사부문 합의와 무관하게 대북제재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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