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낚싯배 참사일 등 같은날 1~2시간 간격 두고 식당→술집 결제 정황 확인
카드번호로 내역 살펴…"檢에 압수수색당한 자료 외 분석만으로 5건, 전체 살피면 더 많을 것"
"을지훈련기간 고급 레스토랑·스시점 이용 의혹, 靑 구체적 지출내역 공개 못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비정상시간대 및 휴일 오·남용 의혹을 폭로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을·5선)이 15일 "심야에 시간이 늦어서 식사하느라 술집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역공에 나섰다. 

청와대가 '부득이하게 심야 술집에서 식사했다'는 식으로 해명한 업무추진비 카드(클린카드) 결제 사례 중 일부가 실상은 1차 저녁식사에 이은 2차 술집 결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술집에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난 카드번호를 조회한 결과 같은날 1~2시간 전 인근 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했다.

지난달 27일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카드가 규정상 사용 금지된 술집에서 쓰였다고 폭로하자 청와대는 "늦은 시간 간담회를 열었을 때 상호가 주점으로 된 곳에서 사용된 사례가 일부 있으나, 이는 일반식당이 영업을 종료해 기타 일반음식점에서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심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같은 카드로 식사 이후 2차로 술집에서 결제한 케이스가 여러 건"이라며 "식사를 할 데가 없어 술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는 해명은 엉터리"라고 재반박했다. 
  
가령 영흥도 낚시 어선이 전복된 2017년 12월3일 오후 9시47분 맥줏집에서 사용된 10만9000원에 대해 청와대는 "중국 순방 일정 협의가 늦어져 외부 관계자 등 6명이 저녁식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심 의원이 맥줏집에서 사용된 카드의 결제 내역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같은날 오후 7시55분 곱창구이집에서 19만6000원어치의 식비를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심 의원은 "저녁을 못했다는 청와대 해명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곱창구이집에서 사용된 카드는 약 2시간 이후인 오후 9시47분에 맥줏집에서 10만9000원이 결제됐다"며 "결국 저녁을 못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짚었다.
 
청와대는 주막, 이자카야, 와인바 등 술집에서의 사용내역에 대해선 "늦은 시간에 간담회를 열어 일반식당(상호가 주점으로 된)이 영업을 끝내 실제로는 다수의 음식류를 판매하는 기타 일반음식점에서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는데, 심 의원은 "해명과는 달리 상당수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뒤풀이 겸 술집을 이용했다. 식사를 하지 못해 해당 업소를 이용한 것이 아닌 것"이라고 공박했다.

그러면서 영흥도 낚시 어선 참사 발생일을 비롯해 '식당에서 식비를 결제한 후 술집 등에서 2차로 사용한' 카드 내역 5건을 공개했다. 

낚싯배 참사를 제외하면 ▲2017년 6월19일 오후 8시57분 전골 식당에서 21만8000원어치의 식사를 한 후 1시간30분쯤 뒤 맥줏집에서 12만5000원어치 맥주와 안주를 결제한 사례 ▲2017년 10월12일 오후 8시57분 한 식당에서 17만2000원어치 식사를 한 뒤 오후 10시57분 민속주점에서 9만9000원을 결제한 사례 ▲2017년 10월25일 오후 8시16분 한 식당에서 16만4000원어치 식사한 뒤 1시간30분쯤 지나 바(BAR)에서 4만원 어치를 결제한 사례 ▲2018년 6월8일 오후 8시54분 참치 횟집에서 25만원을 식비로 내고, 오후 10시 바에서 5만5000원을 사용한 사례 4건이 추가 거론됐다.

심 의원실은 "주요 자료를 검찰에 모두 압수 당해 이미 분석해 놓은 자료를 통해 밝힌 게 5건 인만큼 전체 자료를 다 살펴본다면 식사를 한 후 뒤풀이를 위해 술집을 이용한 사례가 추가로 드러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을지훈련기간 중 훈련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의 직원들이 호화 레스토랑, 고급 스시점을 이용했다는 폭로를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호도"라고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이 부인한 데 대해 심 의원은 "(청와대가) 구체적인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는 '추측성 호도'라고 비난한 을지훈련기간 중 첫날인 2017년 8월21일 오후 11시10분에 와인바, 둘째날인 22일 오후 9시45분 수제맥줏집 그리고 같은날 오후 10시45분 이자카야집으로 보이는 업소, 넷째날인 24일 오후 8시54분 맥줏집을 이용한 내역에 대해선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실제 업무와는 상관없는 술집과 값비싼 식당을 이용하고서도 오히려 거짓해명으로 국민을 두번 기만하고 있다"며 "정부의 잘못된 업무추진비에 대해 감사원에는 감사 청구를 하면서도, 자료를 정당하게 받은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것은 야당을 탄압하려는 반민주주의적인 작태"라고 질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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