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親與)좌파 성향의 한겨레신문이 지난달 27일 ‘가짜뉴스 뿌리를 찾아서’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기독교 선교단체 에스더기도운동 ‘때리기’를 시작한 뒤 비슷한 성향의 좌파 매체들이 일제히 ‘에스더 죽이기’ 총공세에 나섰다. 

에스더 측과 반(反)동성애·이슬람 전문가들은 한겨레의 보도에 대해 '모두 날조된 가짜뉴스며 악의적 정치공세'라고 강력 반발하며 법정에서 보도의 진위(眞僞)를 가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친여 좌파 언론이 총동원된 '일방적 마녀사냥'은 갈수록 심해져 언론의 정도(正道)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지난 9월 27일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 공장’의 이름, 에스더>를 시작으로 15일 현재까지 에스더를 비판하는 18개의 관련기사와 2건의 사설과 칼럼을 쏟아냈다.

또한 서울시(시장 박원순) 산하 tbs교통방송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1일 문제의 기획기사 취재기자 중 한 명인 한겨레 김완 기자가 출연해 ‘가짜뉴스의 출처들을 추적해 보니 에스더’였으며, ‘에스더가 2012년 박근혜 대선 운동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뉴스앤조이(14건), 오마이뉴스(6건), 경향신문(3건), 미디어오늘(2건) 등도 에스더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기사 및 칼럼·사설을 쏟아냈다. 급기야 지난 14일에는 공영방송인 KBS까지 합세했다. 이날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선 한겨레 김완 기자가 직접 출연해 취재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앞서 한겨레가 기획기사에서 주장한 에스더에 대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에스더 이용희 대표가 국민이 동성애와 난민을 혐오하도록 만든 ‘가짜뉴스’를 직접 기획실에서 만들어 유통시켰다는 것이다. 둘째, 2012년 6월 이 대표가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인 ‘미래와 행복 연대’ 김원 대표에게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을 전달하면서 약 5억 5천만 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2013년 11월 박근혜 국정원에 자유통일아카데미 기획안을 보내면서 ‘우파 청년’ 양성 자금으로 약 43억 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스더측은 즉시 한겨레의 이 같은 보도는 모두 날조된 가짜뉴스며 악의적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한겨레의 보도는 동성애 법제화(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기독교 세력을 말살시키려는 의도로 언론권력을 남용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양심·학문·신앙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또한 한겨레에 의해 ‘가짜뉴스 유포자’로 낙인찍힌 부산대 길원평 교수, 수동연세중앙병원 염안섭 원장, 명이비인후과 이명진 원장, 한동대 제양규 교수 등은 “우리는 의사, 교수, 법조인 등 전문가들이며 한겨레가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22건의 기사는 대부분 가짜가 아닌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한겨레 신문 가짜뉴스 피해자 모임(한기모)’를 결성해 앞으로 한겨레의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도 한겨레의 보도가 처음 나간 지난달 27일 이후 3번이나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회는 한겨레신문의 ‘후안무치하고 오만한 언론 갑질’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동성애 문제, 북한 구원 문제, 이슬람 문제 등을 놓고 기도하는 선교단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한겨레의 보도는 정상적인 선교단체를 ‘가짜뉴스 공장’이라는 매우 투박하고, 불명예스런 집단으로 몰아가면서, 이를 극우 기독교 단체로 연결키고 있으며, 이는 기독교 전체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보여 진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한겨레 비판에 나섰다. 한기총은 1일 성명서광고를 통해 “선교단체 에스더기도운동을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낙인찍고 25명의 기독 전문가들을 가짜뉴스 유포자라고 주장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명예훼손, 비방, 모욕행위”라며 “심각한 명예훼손과 악의적인 한겨레 기획보도의 배후에는 도대체 누가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만약 정부가 추진하는 동성애 법제화와 난민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출했다고 하여 언론의 갑질을 통하여 매장시키려고 한다면 6만 한국교회와 1천만 성도들을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한겨레신문에 반드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스더기도운동는 지난 5일 서울서부지검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혜훼손 혐의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사장과 박용현 편집국장, 관련 기자들을 고소했다. 반면 통진당의 후신인 민중당 김선경 공동대표는 이날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이용희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러나 에스더 측을 비난하는 기사를 봇물처럼 쏟아낸 친여 좌파 언론들은 한겨레 기사의 문제점을 반박하는 에스더 및 기독교계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제대로 소개하지 않거나 '변명' 정도로 치부하면서 최소한의 보도만 하는 실정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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