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피가로 인터뷰..."김정은 예의바르다" "비핵화 결단 옳으니 화답해줘야" 호평 일색
유엔총장이 '긴장완화로 北인권 증진' 인정? 오히려 北인권 개선 집중 촉구해
트럼프에 "종전선언했으면" 주장 되풀이…교황엔 "金 방북 환영입장 전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 때마다 '인권변호사 출신(또는 민주화 운동가 출신)으로서 '북한 정권의 인권탄압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직면하면서도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 정권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는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솔직 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갖고 있으며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바른 모습도 보여줬다"고 호평을 거듭하는 한편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증명 없이 '과대평가'하며 미국에 종전(終戰)선언을 요구하는 발언도 되풀이하고 있다.

7박9일간의 유럽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13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지인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 올리비에 뒤솝트 영예수행장관(공공재정담당 국무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박9일간의 유럽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13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지인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 올리비에 뒤솝트 영예수행장관(공공재정담당 국무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5일 공개된 프랑스 언론 '르 피가로(Le Figaro)'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을 폐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북핵 관련 물음에 답한 데 이어,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으로서 인권침해에 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 인권선언은 제1조에서 '인간은 자유로운 상태로 평등한 권리를 지니고 태어나며 살아간다'고 규정해 놓았다"며 "인권은 인간다움과 인간 존엄의 기본 조건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인식을 갖고 전 세계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오고 있다"고 답변했다.

뒤이어 르 피가로 측은 '인권 개선이 더욱 긴밀한 남북 협력을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중시하며 국제사회 및 민간부문과 협력해 북한인권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북미(미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 북한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개선에 실효성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도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나도 그에 공감하고 있다"고 북한 정권과의 협력에만 무게를 실은 해석을 덧붙였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4일(미 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제73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와 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모든 당사국들에게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건설적인 '관여'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면서 "관계 개선 움직임들로 인해 북한이 중대한 인권 유린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북한 정권의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최근의 관계 개선 움직임들은 북한과 관여하는 국가들이 북한 주민들의 복지와 존엄을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상의 중심에 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만일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반도와 역내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정의 전망이 약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인권을 북한 핵 문제와 동등한 협상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산한 것이나,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유린 비판 없이 '긴장완화'에만 초점을 둔 주장을 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12일 영국 BBC의 로라 비커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12일 영국 BBC의 로라 비커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한국시간) 공개된 영국 BBC 로라 비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인권 관련 '일전에 인권변호사로서 활동하셨었는데, 세계적인 이러한 인권 탄압 국가의 지도자와 이렇게 손을 잡고 포옹을 하시는 것에 대해서 좀 불편한 마음이 들지는 않으셨느냐'는 비판적인 질문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압박한다고 해서 그(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 효과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인권유린을 의제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가장 실질적으로 개선해주는 방법은 남북간의 협력, 국제사회와 북한 간의 어떤 협력,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와서 정상적인 국가가 돼 가는 것"이라고 북한 정권과의 선(先) 우호 다지기, 후(後) 인권 개선을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 때에도 "유엔 사무총장도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간의 대화나 북미(미북)간의 대화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에 실제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가 있다. 저도 그 말씀에 공감하는 바"라며 구테흐스 총장의 언급을 선택적으로 인용하는 견강부회식 논리를 폈다.

사진=폭스뉴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미 현지시간)에도 문 대통령은 미 유력 보수우파 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대통령께서 언론을 탄압하고 있고, 또 탈북민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다.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송곳 질문을 받았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 탄압 의혹에 대해 "아마도 한국의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그런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고, 탈북민 탄압 의혹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고 "북한을 떠나서 우리 한국으로 찾아오는 그런 탈북민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으로서, 또 동포로서 그렇게 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핵 협상에 관해 미국의 종전선언을 직접 종용하는 태도 역시 되풀이하고 있다. BBC 인터뷰에서는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발언했고, 르 피가로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남북간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발표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르 피가로는 '대통령의 방불(訪佛) 목적은 무엇이며 임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라고 질의했고, 문 대통령은 "이번 (15일) 정상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함께 만들기 위한 긴밀한 협력체제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반도 분단 해결을 위해 유럽과 프랑스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물음에는 "프랑스와 유럽 각국은 그간 우리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언급, "(유럽석탄공동체를 제안했던) 프랑스의 유럽 통합 비전을 동아시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에 프랑스와 유럽 각국의 지속적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의중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訪北) 요청 예정인 것에 관해서는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세계 앞에 섰는 바,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의 어려운 결단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북측을 대변했다.

이어 "김 위원장(김정은)의 비핵화 결정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한다"며 "교황님의 지속적인 격려와 지지를 당부드리고 싶다. 김 위원장은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한다면 매우 환영할 것이라는 뜻도 내게 밝혔는데, 그의 뜻도 교황님께 전할 것"이라고 김정은 대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다음은 15일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과 프랑스 언론 '르 피가로'와의 서면 인터뷰 전문(全文).

-대통령의 부모님은 실향민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남북 분단 해결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 나의 부모님은 북한 출신이고 전쟁 피난민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 흥남에서 배를 타고 남한의 남쪽 섬으로 피란해 평생 뿌리 잃은 삶을 사셨다. 아버지는 끝내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다. 나에게 실향과 이산은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삶의 일부다.

남북 분단과 대결은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삶을 무너뜨렸다. 한국사회에 깊은 이념갈등을 야기했고, 민주주의 발전을 지체시켰으며, 지금도 막대한 분단 비용을 치르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해치고 있으며 한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어 경제 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 분단의 해결은 이러한 상처와 폐해를 치유하고, 평화와 함께 새로운 번영으로 가는 문을 열어 줌으로써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다

-김 위원장과 만난 후 그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가.

▲"김 위원장은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솔직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갖고 있으며,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바른 모습도 보여줬다. 나는 지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이 남북한 공동의 평화 번영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으며,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발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도 국제적으로 여전히 불신을 받고 있는 것에 매우 답답하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과거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신뢰하시게 된 계기는.

▲ 나는 세 차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김 위원장이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북한은 4월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 핵 개발이 아닌 경제건설에 국가적 총력을 다한다는 정책적 전환을 단행했다. 둘째, 25년 핵 협상사(史) 최초로 남북, 북미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셋째, 북한은 하나뿐인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하고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도 폐기하는 등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물론, 발사대까지도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 폐기키로 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 추가적 조치 의향도 피력했다. 넷째, 나의 9월 방북시 김 위원장은 세계 언론 앞에서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직접 발표한바, 비핵화는 이제 북한 내부에서도 공식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북한은 국제 제재로 인해 실제로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핵화 합의를 어길 경우 미국과 국제 사회로부터 받게될 보복을 감당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먼저 북미 정상이 6·12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4가지 사항을 포괄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북한은 자신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성실히 계속 이행해 나가야 할 것이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할 만한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과 절차는 기본적으로 북미 양국이 직접 협의해 합의할 문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선 남북간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발표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적 교류 등도 상정가능하며, 향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 궁극의 목표는 북한이 모든 핵 시설은 물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모두 폐기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데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1차 회담의 선언적 합의를 뛰어넘어 큰 폭의 구체적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으로서, 인권 침해에 관한 생각은 어떠한가.

 ▲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인권선언이 채택됐다. 프랑스 혁명 인권선언은 제1조에서 '인간은 자유로운 상태로 평등한 권리를 지나고 태어나며 살아간다'고 규정해놓았다. 이처럼 인권은 인간으로서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자유와 권리다. 마침 올해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70년이 되었는바, 이제는 인권이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데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권은 인간다움과 인간 존엄의 기본 조건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인식을 갖고 전 세계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오고 있다.

-인권 개선이 더욱 긴밀한 남북 협력을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우리 정부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중시하며 국제사회 및 민간부문과 협력하여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 북한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개선에 실효성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도 최근 한반도 긴장완화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나도 그에 공감하고 있다.

-대통령님의 방불 목적은 무엇이며,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 이번에 최초로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프랑스와는 1886년 수교 이래 130여년 동안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또한,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EU의 핵심국가로서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는 국가다. 이번에 나를 국빈으로 초청해 주신 마크롱 대통령님과 프랑스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나는 이번 방문을 통해 나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프랑스 방문 시 수립했던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자 한다. 나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해 5월 '쌍둥이 취임'을 한 이래 임기를 같이 하면서, 국민의 권익과 복리 증진을 위한 변화와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4차 산업혁명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혁신성장을 중점 추진하는 등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두 정상은 작년 7월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 우의와 신뢰를 쌓았으며, 양국간 실질우호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여러 차례 통화 등 소통을 계속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해 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함께 만들기 위한 긴밀한 협력체제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아울러, 외교안보는 물론 교역과 투자, 교육과 문화 등 기존 협력 분야를 넘어 빅데이터·인공지능·자율주행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기반도 다지고자 한다. 기후변화, 환경, 인권, 테러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기반도 확충하길 기대한다.

- 한국은 대불투자 증대 계획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분야에 투자를 늘릴 계획인지 궁금하다.

▲ 프랑스는 EU회원국 중 우리의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교역 및 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 특히, 프랑스의 경제력과 첨단기술 산업의 발달을 감안할 때,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하며, 정부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제조업과 부동산업 투자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IT, 금융보험업, 전문기술서비스업 등으로 투자분야가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스타트업, 인프라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투자 확대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프랑스가 발표한 5개년 투자계획(570억 유로)에 따라 관련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이 매우 크다. 이번 한·프랑스 정상회담 시 마크롱 대통령과 포괄적인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문 계기 개최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이 양국 투자가 촉진되는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한반도 분단 해결을 위해 유럽과 프랑스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프랑스와 유럽 각국은 그간 우리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 내 갈등의 사슬을 끊고 평화ㆍ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유럽이 기울여 온 역내 통합 노력은 대결과 불신의 시기를 벗어나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한반도에 큰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에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한국의 독립기념일인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바 있다. 프랑스의 로베르 슈만 외교장관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들었던 ‘유럽석탄공동체’가 살아있는 선례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다자주의적인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유럽 통합 비전을 동아시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에 프랑스와 유럽 각국의 지속적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고자 한다.

-유럽내 K-pop과 한국 문화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새로운 세대를 향한 한국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 문화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며, 자긍심 높은 프랑스에서 K-pop이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인은 열정과 흥이 넘치는 민족이며, 나는 이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열정과 흥은 세대를 아우르고, 언어의 장벽을 허물며, 모두를 하나가 되게 하는 공감의 힘이 있다. 지금 유럽을 포함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K-pop은 이러한 한국인의 열정과 흥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K-pop은 이러한 흥겨움을 안무, 연출 등 다양한 문화 요소를 겸비한 종합적인 예술로 승화시켜, 한 곡 한 곡이 한편의 뮤지컬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pop을 소비하는 팬들과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쌍방향 소통을 통해 다가감으로써 세계인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K-pop은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 '인간애'를 주로 노래하고 있다. 지구촌 시대에 한국인의 '열정과 흥'을 통해 국경을 넘어 서로 사랑하고, 언어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세계인 모두가 꿈을 향해 도전하라고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로서 대통령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에서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남북단일팀이 참가한 평창 동계올림픽 부터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등에 이르기까지 중요 계기마다 남북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세계 앞에 섰는바,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의 어려운 결단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정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하며,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은 이제 시작이며, 그 길은 쉬운 여정만은 아닐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가 깃들고, 이러한 기운이 세계 평화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황님의 지속적인 격려와 지지를 당부 드리고 싶다. 김정은 위원장은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한다면 매우 환영할 것이라는 뜻도 내게 밝혔는바, 그의 뜻도 교황님께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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