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보장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리버럴"이니 문제 없을 것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연금 사회주의' 아닌 '연금 자본주의'
이사장으로 임명된 이유에 대해 "윗사람들의 말을 잘 안 듣는 내가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적격자"
보험료율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5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리버럴 정부다"라고 밝히며 국민연금의 독립성 보장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았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독립성 확보의 문제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약 600조원의 적립금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언제든지 정부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국민연금이 금융권의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국민연금이 과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 주었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하여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지침) 도입에 대해선 "주인이자 주주인 국민을 섬기는 '집사'인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주주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연금 사회주의가 아닌 연금 자본주의가 맞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국민 그 누구도 위임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국민연금 의결권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국민연금을 해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 '연금 사회주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 자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김 이사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포함하여 정부의 입김대로 연기금이 운용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리버럴 정부다"라고 밝히며 "간섭받는 거 싫어하고 본인도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것을 싫어하는 게 리버럴의 특징이다. 난 윗사람들의 말을 잘 안 듣는다"라고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연금을 외풍으로부터 막아낼 적격자라고 봤기 때문에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버럴리스트(자유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애초부터 개인의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노인연금 정도에 동의를 표하고 있을 뿐이다. 복지를 사회적 부조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윗사람들의 말을 잘 안듣기 때문에 독립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연금 이사장의 발언은 의문점을 자아낸다.

덧붙여 수면 위로 점차 떠오르고 있는 국민연금 고갈론에 대해선 "이제 제가 총대를 메고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공론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9%에 묶여 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지금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30년 이후 보험료를 한꺼번에 2배로 올려야 하는 재앙이 올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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