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무산소 14좌 완등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원정대 5명 숨져
駐네팔 한국대사관 "한국인 원정대 5명 시신 13일 새벽 발견…14일 시신 수습 완료"
AFP·신화통신·히말라얀타임스 "눈폭풍 캠프 덮쳐...한국인 포함 9명 사망"

네팔 히말라얀 타임스는 13일 한국인 등반가 김창호를 비롯 한국인 5명과 현지인 4명이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Dhaulagiri)산 봉우리 중 한 곳인 구르자히말에서 눈폭풍에 뒤이은 산사태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화면 캡처).
네팔 히말라얀 타임스는 13일 한국인 등반가 김창호를 비롯 한국인 5명과 현지인 4명이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Dhaulagiri)산 봉우리 중 한 곳인 구르자히말에서 눈폭풍에 뒤이은 산사태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화면 캡처).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에 대한 시신 수습 작업이 14일 완료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구조대가 오늘 오전 10시부터 시신 9구 가운데 3구를 먼저 수습해 인근 마을로 이송했고 나머지 6구도 한 구씩 차례로 모두 이송해 오전 11시30분 정도에 관련 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네팔 포카라 시에서 대기하던 구조 헬리콥터는 오전 7시15분께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 봉우리로 향했다. 오전 8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다.

구르자히말 봉우리는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의 북서쪽으로 직선거리 70여㎞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포카라는 수도 카트만두의 북서쪽 150㎞에 위치해 있다.

지난 13일 AP·AFP 통신과 히말라얀 타임즈 등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김창호 대장(49) 등 한국인 5명이 포함된 9명(네팔인 가이드 4명) 원정팀이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Dhaulagiri)산 봉우리 중 한 곳인 구르자히말에서 강력한 눈폭풍이 베이스캠프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네팔 한국대사관도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김 대장 등 한국인 등반가 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12일 네팔 구르자히말산 해발 3500미터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 돌풍이 덮치면서 일어났다. 산악연맹과 AFP에 따르면, 13일 오전 구조헬기가 바람에 날아간 베이스캠프와 시신을 확인했다. 히말라야타임스도 김 대장과 대원 등 한국인 5명을 비롯해 9명이 숨졌다고 현지 원정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당일 오후에는 나무가 통째로 뽑힐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구르자히말은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무리의 봉우리 중 하나다. 높이는 7193m, 산 남쪽에는 3000m 이상의 대암벽이 있다. 등반하기 쉽지 않은 산군으로 꼽힌다. 골짜기 깊숙한 곳에 소수민족 찬탈족(Chantyal)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다.

사망자는 김 대장을 비롯해 이재훈(25), 촬영감독 임일진(49), 유영직(51), 정준모 씨 5명과 이들을 돕던 현지 등반가 4명 등 총 9명이다. 김창호 원정대는 지난 9월 28일 구르자히말 원정을 떠났다. 그는 내달 10일 입국할 예정이었다.

김 대장은 2013년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로 완등한 산악인이다. 그는 무(無)산소, 무(無)동력 산악인이다. 산악계 용어로 '알파인 스타일(alpine style)'이라고 한다. 포터(짐꾼)나 지원조의 도움 없이 고정캠프나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산소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자력으로 정상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등반 방식을 말한다. 김 대장은 지난 2012년 아시아 최고의 알피니스트들이 받는 '황금피켈상 아시아'를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장은 1969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서울 시립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후 우연히 산악부에 입회하며 산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1993년 그레이트 트랑고타워(6284m)를 완등하며 히말라야 도전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파키스탄으로의 행보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1800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2012년까지 8000m급 13개봉에 16차례나 올랐고, 7000m급 2개봉을 세계 최초로 등반했다. 5000~6000m급 5개봉 역시 초등을 일궈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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