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짜뉴스 수사대상' 87%가 文정권 불리한 내용..."국민생활 침해" 주장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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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10.12 10:55:00
  • 최종수정 2018.10.15 17:07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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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민생활 침해 허위사실 생산·유포 사범' 진행 목록] 16건 보니
박근혜 前대통령 관련, "특정지역 성범죄 많아" 가짜뉴스 2건 외 14건이 해당
文관련 "치매행동" "금괴 탈취" "부정경선" 의혹 제기, 조작사진 유포 등 6건
北관련 "北에 85조 전달" "北 국민연금 200조 요구" "남북 철도·도로사업 기습남침용" 등 5건
"靑 트럼프 집무실 사진 모방" 의혹, "李총리 '北주석' 찬양"·"8.15는 간첩체포날" 허위사실도
고발·고소·인지 수사 7건, 9건 내사 중…경찰력으로 사실확인 불가한 내용까지 수사남발 우려

청와대·정부·여당이 연일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짜뉴스 퇴치'를 앞세워 연일 행정·입법·사법적 대응을 공언하는 가운데, 경찰이 '가짜뉴스 혐의'로 수사 중인 사건 8할 이상이 문재인 정부 및 남북관계 관련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가짜뉴스'로 간주하고 내사(9건) 또는 수사(7건, 이 중 인지수사 2건) 중인 16건의 목록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14건(87%)이 현 정부 관련 미확인 주장이거나 남북 관계에 관한 비판적 의혹 제기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제출한 '국민 생활 침해 허위 사실 생산·유포 사범 진행 목록'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고소·고발 및 112 신고를 통해 6건, 내사(內査)를 통해 10건 등 총 16건을 수사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1건과 특정 지역 관련 "OO군이 성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한 가짜뉴스 1건을 제외하면 14건이 정부 및 좌파여권, 남북관계 비판적인 주장 또는 가짜뉴스들이다.

자료사진=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사례 6건이 있다. ▲인터넷에서 대통령이 지난달 '포용국가 전략회의' 초반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책상을 타넘고 입장한 사진에 대해 "치매 행동"이라고 주장한 사례(내사) ▲인터넷에 대통령이 세월호 방명록에 "남한 사람 때문에 태워지는 인공기가 단 한 개도 없게 만들겠다"고 적은 것처럼 합성·조작한 사진을 유포한 사례(내사) ▲인터넷에서 "부산에서 금괴가 탈취됐다"고 주장한 사례(내사→인지 수사중) ▲인터넷에서 "트럼프가 만나본 지도자 중 가장 지능이 낮다고 조롱했다"고 근거 없이 주장한 사례(내사)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적은 사례(내사) ▲페이스북에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부정경선이다"라고 적은 사례(고발 수사중) 등이 포함됐다.

남북관계에 관해서는 ▲인터넷에 "남북관통 철도사업과 고속도로를 추진하는 것은 기습남침을 도우려는 것이다"라고 추측을 제기한 사례(내사) ▲유튜브에 "남북관통 철도사업과 고속도로를 추진하는 것은 기습남침을 도우려는 것이다"라고 추측을 제기한 사례(내사) ▲인터넷에 "정상회담 대가로 대한민국이 북한에 85조원을 전달한다"고 의혹을 제기한 사례(내사) ▲인터넷에 "북한 김영철이 남한 국민연금 200조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사례(내사) ▲유튜브를 통해 "북한에서 국민연금 200조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사례(고발 수사중) 등 5건이 있었다.

이밖에 정부 관련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트럼프의 집무실 사진을 모방해 연출한 사진을 게시했다"고 주장한 사례(고발 수사중) ▲트위터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베트남 호찌민 전 주석의 방명록에 '북한의 주석'을 찬양했다"고 주장한 사례, ▲버스 승강장에 "8.15 광복절은 간첩을 체포하는 날이다"라는 글귀를 남긴 사례(내사→인지수사 중) 3건이 확인됐다.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려면 사실 확인이 전제돼야 하는데, 명백한 허위·조작이 발견된 사례 외 문 대통령의 건강상태 증명이나 남북 정권간 거래 등 의혹 제기의 경우 현실적으로 경찰 수사력으로 사실을 검증하는데 제약이 있는데도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가짜 뉴스 수사에 대해 "국가권력으로 국민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것"이라고 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유통을 막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요즘 (가짜 뉴스가) 창궐하고 있기 때문에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누가 봐도 허위 조작 정보거나 좋지 못한 의도로 조작한 정보에 대해서만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법적 절차를 거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이미 가짜 뉴스는 네이버 등에서 10년 넘게 계속됐다"며 "(유튜브 등에서) '정규재 방송' '신의 한 수' 등 보수 방송들이 활약하면서 이 정권을 비판하니까 정부가 나서서 가짜 뉴스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도 "정권에 반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2일부터 ‘국민 생활 침해 허위사실 생산·유포 사범 집중 단속 기간’을 운영하며 각 지방경찰청별로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이른바 '가짜뉴스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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