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실패 따른 '고용 참사'를 '꼼수 압박'으로 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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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10.11 14:41:16
  • 최종수정 2018.10.12 10:3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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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난'에 정부가 공기업 상대로 '단기 일자리 확대 방안' 하달
文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한 인천공항공사, 연말까지 단기계약직 1000여명 늘리기로
통계상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정부의 꼼수'라는 지적
전임 정부의 방만한 공공기관 경영 억제한다는 계획, 모두 수포로 돌아가
文 정부들어 공공기관 부채 가파르게 늘어...2020년엔 500조원 넘어선다

일자리는 사라지고 공기업 빚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한민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 신호로 감지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해결책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서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최근 몇 달간 그야말로 최악의 고용난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는 공기업들을 상대로 일자리를 늘리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기업들의 부채 증가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부채는 2013년 이후 매년 줄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로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들의 올해 순이익은 작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일단 올해부터 5년간(2018~2022) 공무원을 추가로 17만4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연내 단기 일자리 확대 방안 작성 요청' 지침을 각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하달했다. 이후 4일에는 300여 곳에 달하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실무자들에게 채용 인원 규모 등을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서류 양식을 보냈다. 기재부가 보내온 서류 양식에선 부서 담당자와 연락처를 기재해야 하며, 채용인원 확대가 곤란할 경우 그 사유에 대해 밝혀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SK하이닉스 준공식에 참석해 '신산업 일자리 창출 민간 투자 프로젝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우리 정부는 고용절벽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한 뒤 일자리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고 밝혔다.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일제히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코레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은 일제히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비정규직 제로화'를 가장 먼저 선언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말까지 1000여명의 단기 계약직을 늘린다. 단기 계약직들은 각 부서별로 나누어 배치될 예정이다. 만약 이들이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던 문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기라도 한다면 당장 내부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인력은 현재 1500명이다. 만약 새로 고용된 단기 계약직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정규직 규모는 순식간에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상생경제'를 기치로 내거는 현 정부에서 향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대우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안그래도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정규직 직원이 된 비정규직 직원들이 본사 직원들과 같은 처우를 해달라는 문제를 두고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작년 11월 열린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 방식에 관한 공청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은 크게 충돌했다. 더 큰 문제는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이 현재 6845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를 모두 고용한다는 것은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세임대주택 물색 도우미' 명목으로 비정규직 170명을 뽑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된 채용 인원은 120명이었지만 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170명으로 늘렸으며, 계약 기간 3개월 미만의 단기 계약직을 최대 5000명 정도 추가 채용하는 방안을 현재 정부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 산하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1000명의 체험형 인턴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체험형 인턴 100명과 단기 계약직 900명이다. 이 중엔 기차역 주차장 세차 서비스 인력 100명 가량이 확충될 계획이다.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도 500명을 두 달 단기로 뽑기로 했다. 연구 노트 정리 등 보조 업무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 업무에 쓰일 단기 계약직을 500명이나 확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정부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 아니면 납득하기 힘든 채용 규모다. 아니나 다를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국정감사장에서 "전체적으로 고용지표가 굉장히 좋지 않아 단기 일자리라도 빨리 고민하자는 취지"라며 정부의 고용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채용이라고 시인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사회적 가치항목 평가지표에 포함했다. 공공기관들이 일자리를 늘리면 경영평가에 점수가 크게 붙는 식이다. 당시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안에서는 일자리와 관련한 배점이 5점에서 최대 37점으로 대폭 확대됐다.

'9월 고용동향'은 이번달 12일에 발표된다. 정부는 통계상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만 돈 버는 활동을 하면 취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공기관을 압박해 단기 계약직 일자리 확충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취업자 수 증가가 8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고용과 관련한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기관을 상대로 고용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모습은 오히려 그에 따른 부채만 가중시켜 재무구조만 악화시킬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38개 공공기관의 '5년 단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자산 2조원이 넘는 38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는 2017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대로라면 이들의 부채는 2020년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5년 단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억제해 부채를 줄이겠다며 2012년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된 자료다. 2013년 498조원에 달했던 공공기관의 부채는 2014년(497조원), 2015년(480조원), 2016년(476조원), 2017년(472조원)으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480조원 이상으로 다시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다. 각 기관의 자체 전망으로 이뤄진 이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엔 506조원을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이 공공기관의 실적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원자력발전소 준공 지연과 정비 일수 증가 등으로 향후 4년간 연 7000억원 정도 수익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으며, 한수원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1.8% 줄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자료를 분석한 추 의원은 "수년간 추진해온 공공기업의 방만 경영 해소 노력이 1년 만에 물거품이 됐다"며 "공공기관 부채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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