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24조치 해제 제동 "한국,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안할 것"
트럼프, 5·24조치 해제 제동 "한국,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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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9·19 평양선언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강경화 장관에게 전화로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격노를 표출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한국의 독자 제재 완화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해제 검토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They won’t do it without our approval.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렇다"고 대답하며, "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Yes.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두 달 뒤인 같은 해 5월 우리 정부가 단행한 독자 대북제재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조치' 해제 용의가 있느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물음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후퇴한 바 있다 .

한편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24 조치 해제검토 관련 우리 정부 측 발언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완화는 비핵화를 뒤따르게 될 것이라는 걸 처음부터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과 통화를 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유지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과 이를 조율할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라인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선(先)비핵화-후(後) 제재완화'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매우 중대한 제재들을 유지하고 있다"며 "나는 그것들(제재)을 해제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대북 문제와 관련한 한미간 균열이 노출됐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미국 조야에서는 남북 간 해빙 속도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속도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대북 제재 완화에 앞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한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 완화 시점도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한국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한 미국의소리(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긴밀히 조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는 비핵화 뒤에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히 했다"며 "비핵화 시점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 완화 시점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 내용은) 한국정부에 문의하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남북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 관계자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은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긴밀히 조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외교 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이 풍계리 사찰단을 초청하면서 시료 채취 등도 허용했는지 묻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듯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모든 사안은 한미 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한미 사이에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강 장관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더 이상 논란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강 장관이 본격적으로 제재 해제를 검토한다는 뜻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혔다"고 했다.

또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 청와대 관계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이 잘 협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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