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北정상회담 일정 조율하기엔 선거유세 너무 바쁘다...싱가포르 아닌 3,4곳 논의 중"
폼페이오 "북한 방문에서 진정한 진전 이뤄..."
힐 전 차관보 "진전된 부분 상당히 약해...北, 완전한 핵 리스트 신고해야 단계적 조치 논의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2차 미북(美北) 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해 "(미국)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주에서 열리는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가는 도중 기자들에게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은 미국의 중간 선거일인 11월 6일 이후에 개최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북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에는 선거유세가 너무 바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아닌 3∼4곳이 논의되고 있다며, 미국이나 북한의 영토에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는 길을 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진정한 진전을 이뤄낸 북한 방문을 마치고 지난밤 돌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목표 달성을 향한 길이 보이게 됐다”며 “김정은이 자신과 시간을 보내준 것에 감사하며 김정은과 두 나라가 직면한 많은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북한에 보내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9일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목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협상의 성격이 아니었다 싶을 정도로 진전된 부분이 상당히 약하다”며 “북한이 완전한 핵 리스트를 신고해야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조치’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풍계리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 국제적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북한의 제안도 북한이 임의로 선택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만들어진 변화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풍계리 실험장은 여러 차례 진행된 시험으로 이미 수명이 다한 시설”이라며 “지난 5월에 이미 폭파했던 곳이고 말 그대로 실험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고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 조치’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이라며 “이런 상태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과 북한, 한국과 북한이 따로 만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이 정확히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국정부가 언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점차 문재인 한국정부의 시각에 동화돼 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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