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언론 "카쇼기, 사우디 공관서 고문받고 토막살해돼'
카쇼기, 현 살만 국왕 즉위 후 예멘 내전 개입 등 왕실 비판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 바리케이드에 붙여진 카쇼기의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 바리케이드에 붙여진 카쇼기의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터키 이스탄불에서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자말 카쇼기(59)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터키 당국이 믿고 있다고 터키 정부 관계자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보좌관인 야신 악타이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6일 동안 실종상태인 카쇼기의 행방과 관련 이같이 설명했다.

악타이 보좌관은 15명의 사우디 국적자들이 사건에 개입된 것으로 터키 당국은 믿고 있으며 카메라 기록이 없다는 사우디 관리들의 성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전날 복수의 터키 당국자를 인용해 카쇼기 살해를 위해 사우디에서 15명의 '암살팀(murder team)'이 이스탄불로 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터키 경찰은 사우디 총영사관 출입구와 이스탄불 공항을 촬영한 CCTV 영상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나는 사건을 주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떤 것이든 공식 조사 결과를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친구인 언론인이 포함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가 아주 신속히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카쇼기의 친구로 터키-아랍 미디어 연맹 회장인 투란 키슬락시도 이날 AP 통신에 "터키 관리들이 카쇼기가 살해됐다면서 장례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카쇼기의 약혼녀는 6일 카쇼기가 이스탄불 주재 총영사관이 지정한 날에 공관을 재방문했다고 말했다.

이 약혼녀는 중동지역 언론 MEE에 "카쇼기가 2일 오후 1시에 사우디 총영사관에 (이혼) 증명서를 받으러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주 총영사관을 방문했는데 신청서를 완성한 뒤 2일 다시 오라고 해 재방문했다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카쇼기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언론인으로, 지난해 9월 사우디를 떠나 미국에 거주했다. 약혼녀가 터키 국적인 탓에 터키 정부에 혼인 신고하려고 터키를 찾았다가 실종됐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은 6일 터키 당국자들을 인용해 "터키 경찰의 초기 조사 결과 그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MEE도 터키 경찰 소식통을 인용, "카쇼기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잔인하게 고문받고 토막 살해됐다. 이 '임무'를 완료했다는 증거로 동영상이 촬영됐고 (동영상) 테이프가 터키 밖으로 반출됐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는 카쇼기가 2일 자국 총영사관을 방문한 뒤 나갔다고 반박했다.

카쇼기는 현재 살만 국왕이 즉위한 뒤 예멘 내전 개입, 카타르 단교 등 강경한 외교 정책을 비판해 왔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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