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北지도부와 손잡고 사회주의 혁명하잔건가" 차명진 "敵과 대놓고 외통(外通)"
바른미래 "장기집권 야망 여실히 드러낸 국민 무시 발언, 독재적 오만함의 극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10.4 공동선언 11주년 계기 방북 행사에서 북한 수뇌부를 상대로 "살아있는 동안에는 정권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고, 국가보안법 사실상 폐지 입장을 확인해 줘 야권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 및 전·현직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보법 재검토 언급을 겨냥해 "여당대표의 조공외교" "남로당(남조선노동당) 박헌영이냐" "망언 중의 망언" "적과 외통(外通)해서 국내정치를 뒤집겠단 것"이라는 맹비판이 나왔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이해찬 대표의 계속된 장기집권 목표 발언에 천착해 "국민 무시" "신중치 못한 교만한 언사" "오만함의 극치" "독재주의식 발상"이라고 쏘아붙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0월4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서 환영나온 북측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0월4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서 환영나온 북측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우선 7일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5일 평양에서 자신의 오랜 정치신념인 국보법 폐지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후보 당시에도 국보법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현재 북한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며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청문회에서 '우리의 현존하는 적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분명한 적인 북한'이라고 했고, 북한은 적화(赤化·공산화) 통일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국보법은 북한을 반(反)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라며 "이 대표에겐 국보법이 '눈엣가시'일지 모르나, 북한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는 한 국보법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국보법 폐지 추진 의도를 평양에서 표명한 건 부적절하다'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코드 인사'로 구성한 마당에 국보법 폐지를 추진하려는 의도라면 국민적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국보법을 문제삼기 이전에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적 염원인 북한 비핵화를 구현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한국당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3선)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3대 세습과 북한주민의 인권을 지푸라기처럼 가볍게 여겨온 북한 지도부 앞에서 보수타파 언급에 동참하고 국보법 철폐를 운운했다면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여당대표의 '조공외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 대표는) 지금 북한 지도부와 손잡고 사회주의 혁명이라도 하자는 건가. 방북 목적이 도대체 뭔지 궁금하다"며 "대한민국의 보수 타파를 북한 지도부에 약속한 것인가. 과거 남로당을 이끌던 박헌영이 '남쪽에는 50만명의 공산당 조직이 있으니 밀고 내려가면 공산혁명이 가능하다'고 (김일성에게) 했던 말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차명진 전 재선 국회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본인도 아닌 '참모가 러시아와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 지원을 밀거래한 혐의'가 있다고 해서 (반대파에서) 탄핵한다고 난리"라며 "(이 대표는) 국내에서 자기네 잘난척 하는 것과 질이 다르게 적과 내통도 아니고 대놓고 외통해서 국내정치를 뒤집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탄핵하라고 물고 늘어지는 미 언론들이 한국 소속이었다면 최소 해외 추방하라고 난리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이해찬 말을 들은 북한이 앞으로 남한정치를 구경만 할까. 당장 북 해커팀이 남한 여론조사랑 선거조작에 돌입할 것"이라며 "남한 집권당 당수가 뒤를 봐줄 것이 확실한 마당에 주저할 게 뭐가 있을까. 앞으로 북한판 드루킹이 수백 수천 생길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게다가 남한 사정을 손금 들여다 보듯 보고 있는 그들이 몇몇 후보자를 키우고 죽이는 일은 여반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월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은 이날 노영관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일련의 장기집권 발언을 재차 거론한 뒤 "이 대표의 장기집권 야망을 여실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며 공식적 자리에서 드러낼 표현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노영관 부대변인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잘못하면 바꿔나가는 것이 진정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라며 "독재주의식 발상인 이 발언은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줄 뿐이며 대한민국 주인이 국민임을 망각한 것임을 알고 이 대표는 깊이 자성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만한 언사로 국민들에게 쇼정치 말고, 지금이라도 독재정치의 헛된 꿈에서 헤어나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민주정치의 실현을 위해 민생을 돌아보고 소통하는 행보로 돌아오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