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구체적 성과 불투명…서울 도착해 文대통령과 40분간 비공개 대화
폼페이오 "北 비핵화조치 및 美 참관문제-상응조치 관련 논의 있었다"
"양측 실무협상단 구성해 北비핵화-2차정상회담 일정 빠른시일 내 협의"
공개환담 때 文 "불가역적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전진 기대"
폼페이오 "北서 생산적 대화…할일 상당히 많지만 또 한걸음 내디뎌" 추상적 언급
폼페이오, 앞서 오산기지 도착 직후 北김정은 만난 사진 공개
전날 日 아베와는 '北 FFVD, 미사일·생화학무기·납북자 문제제기' 재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오전부터 비핵화 협상차 네번째로 북한을 방문했다.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당일 오후 서울에 있는 청와대로 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이번 4차 방북에 앞서, 2차 미북수뇌회담 일정은 방북 '이후' 잡힐 것이라고 예고해 둔 터여서 어떤 진척사항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됐다.

비핵화 이행 전 이른바 '상응조치'로 선(先) 종전선언 등을 요구하는 북한 정권을 상대로, 일관되게 선 핵 무기·시설 리스트 신고를 촉구해 온 미국이 진전된 약속을 받아낼지가 관건이었으나 이날 뚜렷한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5시15분 경기 오산 공군기지로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곧장 청와대로 향해, 오후 6시56분부터 청와대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문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40분간 비공개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며 "또 미북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영찬 수석은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또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미북)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의 비공개 회담 발언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려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장관께서 오전에 북한을 방문하시고, 방북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한국으로 와 회담에 임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것을 들었다. 그 결과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며 결과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또한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곧 있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되돌아갈수 없는 결정적인 전진'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가 북한을 방문한 다음 곧장 여기(청와대)를 찾은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비핵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북한 방문은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말했듯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 한국은 (비핵화 협상이) 이때까지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 여러 가지 다양한 것을 통해 전 세계가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본다"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방북 결과에 대해서는 "둘만 있을 때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결국 북한 비핵화 조치, 9월 평양공동선언 등에서 거론됐던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북한이 요구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는 전언 외에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나 성과는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오후 5시15분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약 5분 뒤,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사진과 짧은 언급을 올렸다.(사진=폼페이오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5시15분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약 5분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과의 만남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Chairman Kim)과 만났다"며 "우리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들에 계속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고만 밝혀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과 방북에 동행한 사절단 일원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 김정은을 만나는 것을 포함해 몇몇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미리 '일부 진전'을 거론한 것은 지난 7월초 3차 방북 당시 '빈손 방북' 논란이 야기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북 사전에는 일본 정부와 함께 6·12 미북수뇌회담 이후 교착에 빠진 북한 비핵화, 대량살상무기 철폐를 진척시키기 위한 노력을 재확인하고 미일간 상황을 공유키로 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이 7일 4차 방북을 하루 앞둔 6일 일본에 도착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이 7일 4차 방북을 하루 앞둔 6일 일본에 도착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북한 방문을 위해 일본 도쿄 공항을 떠나기 전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유튜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북한 방문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을 떠나기 전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유튜브)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 고노 타로 외무상과 회담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국무부가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방문에서 미사일, 생화학 무기,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고 평양에 머무는 동안 우리가 어떻게 진행하고자 하는지 (일본과) 공유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 비핵화 성공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완전히 조정되고 통일된' 시각을 가질 것"이라고 일본 측과 협력을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을 방문하기 직전에 일본 방문을 결정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기회를 활용해 납북, 핵,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과 대북정책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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