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이름의 'KBS진실과미래위원회'는 불법기구
허구와 퇴행을 위한 망나니 칼춤은 이제 그만...책임질 사람들 책임지라
MBC에서의 무자비한 숙청행위도 법위의 심판대에 서야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주지하듯이 KBS도 다른 공영 방송처럼 좌파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KBS 2노조)의 수중에 들어갔다. 경영진과 간부진은 거의 전원이 언론노조 소속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계획대로 “인민위원회“라는 별명을 가진 숙청기관을 세워 망나니 칼춤을 시작하려 했다. 물론 불법적 기관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불법과 탈법 그리고 폭력이라는 문제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전혀 고려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KBS보다 권력과 언론노조가 몇 달 일찍 접수한 MBC에서는 ”MBC정상화위원회“라는 비정상적인 ‘인민위원회’가 구성돼 무자비한 피의 숙청이 일어났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는 자신들의 걸림돌이었다는 이유로 박상후 부국장, 최대현 아나운서 등 무려 14명이 마구잡이로 보복 해임됐다. 김세의 기자, 배현진 아나운서 등 여러 명이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사직을 했으며, 신동호 아나운서같은 경우는 정직 1년이라는 보복성 가혹한 중징계가 내려졌다.

예상보다 ”접수“가 늦어진 KBS에서는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라는 거창한 이름의 기구를 뒤늦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 기구도 태생부터가 불법투성이었다, 그래도 양승동 사장이 이끄는 경영진과 김상근 이사장이 이끄는 여권 이사들은 이 숙청기구를 설립하고, 불법적으로 부사장에 임명된 정필모를 위원장으로 앉혔다. 일설에는 강성 언론노조원들도 이 숙청기구의 조사위원이 되는 것을 꺼렸다 한다. 자기 손에 피 묻혀서 나중에 화근이 될 것이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임명된 조사위원들의 상당수는 이미 손에 피를 흠뻑 묻혀서 몸을 더 사릴 수도 없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중징계할 기자들을 17명 정도로 일단 정해놓고 직원들 이메일을 불법 사찰하는 등 무소불위의 행각을 벌이면서 이러한 숙청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이것은 ”진실과 미래“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허구와 퇴행’을 위한 망나니 칼춤이었다.

이런 숙청작업은 점점 더 확대될 기세였다. 그런데 성창경 KBS공영노조(3노조)위원장 등이 낸 ”진미위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이 서울 남부지원에서 지난 9월17일 ”일부인용“되면서 이런 숙청작업은 일단 중지됐다. 이 결정은 절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진미위의 조사활동은 막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위원회 징계권을 정지했기에 사실상 위원회가 무력화됐고, 이러한 숙청위원회를 강행한 것이 불법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극적 효과를 가져왔다. 향후 MBC에서 무자비하게 보복인사를 당한 사람들이 소송을 걸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 소송의 본안심판 등에선 더 자세히 이 기구의 불법성이 밝혀질 것이다.

필자가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이들의 협박과 회유에 안 넘어가고 끝까지 버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죽창이 난무하는 상황을 지연시키고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요번 진미위 활동의 일시적 정지와 무력화는 필자로선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언론노조원들이 보인 막장 행각들은 물론이고, 여러 다른 KBS 관계자들이 보여준 기회주의적 또는 배신의 행태는 기회가 될 때 모조리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그러나 권력과 언론노조는 여기서 멈출 인간들이 아니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계속해서 죽창을 휘두르고 찌르는 식의 피바람을 일으키려 별별 수를 다 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런 ”죽창으로 찌르기“는 모멘텀(momentum)을 잃었고 모든 정당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계속해서 이런 죽창질을 해나간다면 자신들의 죄악을 더 크게 만드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거기에 대한 대가(代價)는 점점 커질 뿐이라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한다. 일단 이런 망나니 조직을 만드는데 앞장선 성재호 전 KBS 2노조 위원장 일당 등 언론노조와 그 꼭두각시인 양승동 사장이 여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성재호 위에서 조종한 소위 실세들의 명단도 이미 공개됐다. 기회 되면 이들의 명단도 소개할 예정이다.

양사장은 재임을 원하겠지만 이런 상태에서 재임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양심불량이다. ”세월호 팔이“를 열심히 하던 양사장이 정작 세월호가 침몰되는 날엔 노래방에 가서 음주가무를 했고, 유흥업소에선 쓰지 못하는 KBS 법인카드로 그것을 계산했고, 그리고 그런 사실을 끝까지 뻔뻔히 부인하다가 증거가 나왔는데도 기억에 없다는 거짓말로 일관한 것 자체가 사장으로서 또는 한 인간으로서 낙제점이다. 전형적인 언론노조식 위선과 허위의 행각이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광분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노조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했고 오히려 양씨의 사장 취임을 반기는 모순의 극치를 달리는 천인공노할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 일 하나만 해도 언론노조와 소속원들은 자기들이 주장하는 허구적 ”정의“의 최소한의 정당성도 상실했다. 언론노조는 이중기준도 아닌 한 10중기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 듯하다. 이들의 위선적이고 악독한 행동들은 악업(惡業)에 악업을 더하는 업보(業報, Karma)일 뿐이다.

김상근 이사장은 정권의 방송장악 과정에서 필자가 해임된 자리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이사로 정권에 의해 임명되고 곧이어 이사장으로 즉위했다. 9월1일 시작한 KBS의 새 이사회(11기)에서도 또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과거 친북세력의 좌장 역할을 했던 그는 10기 이사회에서 결행된 불법적 진미위 설치를 승인하는데 앞장섰다. 이러한 숙청위원회를 만드는데 부역한 당시 KBS 여권 이사들(김상근, 조용환, 권태선, 장주영, 김서중, 전영일, 강형철)은 여기에 대해 깊은 자괴심을 느껴야 한다. 특히 율사(律士)출신인 조용환 이사와 장주영 이사는 더 큰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두 사람 다 민변의 중심인물로서 활동했던 변호사들이다. 또한 현재 11기 이사로 연임한 김상근, 조용환, 강형철 이사는 즉각 사퇴함이 옳다. 바른미래당 추천 김태일 이사는 여당 2중대 행태를 계속 보이려면 역시 사퇴하는 게 순리일 듯하다.

참고로 현재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청와대 사람들의 업무추진비 건은 그들이 공무원이고, 그들의 업무추진비는 클린카드이며, 쓰면 안 되는 유흥업소 등의 장소에서 거액을 썼다는 점에서 큰 문제를 갖는다. 반면 KBS 이사들은 비상근으로서 공무원 신분도 아니고, 업무추진비는 클린카드도 아니며, 쓰지 말라는 장소에서 사용한 경우는 여권이사인 전영일 이사(전 KBS노조위원장 출신) 단 한 사람이 단란주점에서 단란하게 사용한 것이 밝혀졌을 뿐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갖는다. KBS 이사들(특히 야권 이사들)을 이 잡듯 뒤지고 엉터리로 이러 저러 문제를 제기했다면 요번 청와대 건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내로남불“도 이 정도면 예술이다. 남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빼놓고 멋대로 거짓 폭로를 해놓고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고발을 하고는 이제 와서는 정반대 주장을 하니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를 하겠는가? ”법인카드 장난질로 흥한 자 법인카드 불법사용으로 망하리“ 그러고 보면 양승동 사장도 노래방에서 불법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했다. 그래도 임명을 강행했다. 양승동 재임 시도 때도 또 임명을 강행하겠는가? 요번 유은혜 교육부총리 임명 건에서도 보듯이 현 정권은 어떤 문제가 있어도 임명을 강행하는 철면피 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번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KBS와 MBC등 공영방송은 현 정권과 북한 전체주의 사이비종교 세습집단을 ”빨아주기“에 여념이 없다. 정도가 심해서 도저히 봐 줄 수가 없을 정도이고 이들의 시청률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경영도 엉망이어서 2년간 연속 흑자를 냈던 KBS는 현재 적자상태이고 연말 결산 때 적자는 상당액에 달할 전망이다. 1천억으로 예상하는 문건도 봤다. 그런데도 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오늘밤 김제동>의 진행자 김제동에게 출연료로 회당 350만원, 연수입 7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씨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낮은 상태이다. 이런 자기편 퍼주기식 방만경영의 끝은 국민 혈세의 방대한 누출이 될 것이다. KBS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일어나야 할 이유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과미래위원회라는 개떡같은 숙청위원회를 통한 또는 편법을 통한 망나니 칼춤과 죽창찌르기나 하고 있다면 언론노조의 악업은 나중에 거대한 반발과 천벌을 불러들일 것이다.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명지대 교수, 전 KBS 10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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