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금강산 중단은 남쪽 反통일세력 때문...조속히 재개해야”
남북, 평양서 ‘10·4 선언 11주년’ 기념식 개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서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서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의 민관단체들이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한 ‘10·4 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 대회’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의 조속한 착공과 대북제재로 막힌 개성공단과 금강한 관광의 재개를 주장했다. 또한 리선권은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행사 장소인 고려호텔에 늦게 나타나자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행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남북 정상이 10·4 선언에 합의한 후 첫 남북 공동 기념행사였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조명균 장관 등 남측 인사 160명과 북측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선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첫 연설자로 나선 김영남은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온 겨레에 안겨 드린 것은 조선 만대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이라고 했다.

이어 리선권은 “빠른 시인 내에 (철도, 도로) 착공식을 해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의 걸음걸이를 힘차게 울려야 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지금껏 중단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6.15 시대를 차단하는 반통일 세력들에 의해 10·4 선언을 비롯한 모든 북남 선언이 전면 부정당하고 북남 관계는 최악의 파국으로 됐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중단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의한 것이었고 금강한 관광 중단은 북한군인의 우리 관광객 사살로 인한 결과였지만 책임을 모두 남한에 돌린 것이다.

또한 리선권은 이날 오후 조명균 장관이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 협의 장소인 고려호텔에 늦게 나타나자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리선권은 복도에서 2~3분 늦은 조 장관을 기다렸다. 이후 조 장관과 회담장에 들어서며 “조평통 위원장이 복도에서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일이 잘될 수가 없어”라고 핀잔을 놓았다. 조 장관이 “제 시계가 잘못됐다”고 하자, 리선권은 “자동차가 자기 운전수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라고 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판문점 선언으로 철도·도로 연결, 산림 협력이 시작됐다”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다시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경제협력은 철도 협력을 시작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정상화, 경제공동특구, 동해 관광공동지구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남북 정치인 모임’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현 정부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다. 시간을 가지고 (남북 정상 합의 사항을) 실천해 가겠다”고 했다.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남한 국회의원들에게 “민심에서 벗어나고 역행하는 것은 민심의 바다에 침몰하는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춘은 “남쪽 국회와 북 최고인민회의가 마주 앉았을 때 남측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거기서 논의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밤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평양시민 14만 명과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사회주의 바다향기,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보시면 얼마나 기뻐하시랴’ 등의 문구와 평양-부산 간 열차그림 등이 카드섹션에 등장했다.

이해찬 의원은 이후 고려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 “내년에는 서울에서 (10·4선언) 기념식을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노무현 대통령 고향인 봉하에 대통령 기념관을 착공하고 거기에 좋은 공간을 마련하고 잇는데 부산에 영화제 투어를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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