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가 업추비 사용 업종누락액수 15억5292만원으로 최다" 폭로戰 계속
작년 을지훈련과 밀양화재·영흥도 어선 참사, 올해 마린온 추락 영결식날 각종 술집서 지출
마린온 추락 발생일과 태풍 솔릭·포항 지진날도 靑비서실 등 고급식당 지출내역 나와
靑 총무비서관실, 지출사유 설명하고 "사유불충분으로 회수 조치한 비용도 있다" 반박
비서실 호화음식점 이용엔 "사실과 다른 추측성 호도"라며 "순차적 설명 드릴 것" 유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을·5선)이 2일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관련 대대적으로 추가 폭로전을 벌였다.

청와대 직원들이 재난 발생일이나 전시 대응훈련 기간에도 술집에서 업무추진비 카드(클린카드)를 썼다는 정황을 밝혔고, 정부 공무원들의 경우도 정부 예산지침상 클린카드 사용이 '금지'된 골프장 등에서 사용됐다고 알렸다.

특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에 대한 마지막 참배일(2017년 11월20일)에도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추진비 사용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심야시간대에 고급 LP바에서 클린카드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에선 같은날 총무비서관실이 거듭 나서서 해당 날짜들에 나타난 지출 내역이 업무 목적으로 증빙됐거나, 부당한 경우 환수조치했다고 자료를 근거로 반박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對)정부질문에 나서기 전과 후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심 의원은 우선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통해 기재부·외교부·교육부 등 정부 부처 14곳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골프장에서 사용된 업무추진비가 총 1105만원이었다고 밝혔다.

부처별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706만원 ▲외교부 374만원 ▲법무부 19만원 등을 썼다. '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골프장은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된 곳이다.
  
백화점 지출은 앞서 공개됐듯 청와대가 총 882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통일부와 기획재정부도 각각 1393만원과 1064만원을 사용했다. 

면세점에서는 외교부 583만원, 산업통상자원부 307만원, 기재부 56만원을 지출했다. 이밖에 외교부·행정안전부·산자부 등은 스키장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심 의원은 "업무추진비 관련 지출에 대해서는 별도 증빙서류가 필요한데, 의원실 차원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감사원의 정확한 전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골프장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회의 목적'으로 기재했지만, 실제 사용 목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자료=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자료사진=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정부 지침에 따라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비정상시간대(밤 11시 이후 심야)와 법정 공휴일 및 주말(토·일요일)에 사용한 경우도 허다했다.  

심야 시간에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부처는 청와대(4132만원)였고 외교부(1422만원), 문화체육관광부(908만원), 국무조정실(815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심야 업무추진비 사용은 총 1억1497만원이었다.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도 청와대로 2억461만원을 썼다. 다음은 외교부(7867만원), 문화체육관광부(4206만), 행안부(4074만원) 등 순으로 액수가 컸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는데 업종이 누락된 경우도 많았다. 정부 예산을 관리하는 기재부가 15억5292만원의 업무추진비 사용분에 대해 업종을 밝히지 않았다.

이어 청와대(4억147만원), 국무조정실(1억6079만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7925만원) 등도 지출 업종이 드러나지 않았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심 의원실은 이날 재정정보시스템(dBrain·디브레인)을 토대로 추가 보도자료를 내 "세월호 미수습자 마지막 참배일, 영흥도 낚시어선 15명 사망사고일"을 비롯해 "작년 을지훈련시에도 청와대는 와인바, 수제맥주, 호프집을 드나들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실은 청와대 클린카드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인 2017년 11월20일 심야 시간대에 고급 LP바 '블루***'에서 사용됐다고 지목했다.

또한 2017년 12월3일 15명이 사망한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 당일 저녁 '**맥주'에서,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다친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일인 2018년 1월26일 심야시간대 '***맥집'에서 클린카드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포항 마린온 해병대 헬기 추락 순직 장병 5명의 영결식이 열린 2018년 7월23일에도 고급 펍에서 카드 사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국민적 아픔을 같이 해야 할 청와대 직원이 부적절하게 술집을 드나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 다음날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또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추가로 심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석달 뒤 실시된 2017년 8월 21~25일 을지훈련 기간에도 와인바(21일), 수제맥줏집(22일), 이자카야로 추정되는 술집(22일)과 맥줏집(24일)을 드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을지훈련은 최대규모의 전시 대응태세 점검 훈련"이라며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미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평화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명분으로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포항지진이 발생한 2017년 11월15일 오후 2시29분 이후와 여진이 발생한 11월20일에도 (청와대 직원들은) 최소 메뉴가격이 4만원이 넘는 고급스시집, 호텔 중식집, 한정식집을 이용했다"며 "태풍 '솔릭' 피해 당일(2018년 8월23일)에도 고급 한우점과 고급 한정식점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항 마린온 추락 사고가 발생한 올 7월 17일에도 '대통령 비서실'이 고급 한우집과 한정식집 등에서 지출한 내역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를 표방하는 청와대 직원들이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과 순직 장병 영결식 날에 술을 먹으러 다닌 행동 그 자체만으로도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을지훈련 기간에도 술집을 전전했는데 청와대가 국가 안보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사진=연합뉴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세부내용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이날 자료를 내 국가 주요재난 발생 당일 술집 출입 주장에 대해 ▲고급LP바가 아닌 기타일반음식점에서 민생 관련 정부예산안에 대한 쟁점 설명 뒤 관계자 식사(세월호 미수습자 참배일) ▲중국 순방을 위한 일정 협의가 늦어져 저녁을 못 먹은 외부 관계자 6명 식사(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일) ▲법제 선진화 관련 업무 관계자와 협의 후 7명 식사(포항 마린온 해병대 순직장병 5명 영결식 날)한 것이라 설명했다. 

사용 사유 불충분으로 반납 통보 후 회수조치 완료된 건(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일)도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을지훈련 기간 중 술집 출입과 지진·태풍 당일 호화음식점 이용 등 폭로에 대해서도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호도"라고 부인한 뒤 "관련 건별 증빙 영수증을 찾고 사용 내용과 당시 업무상황을 다시 한 번 정확히 점검해 모든 건에 대해 순차적으로 설명드리겠다"고 부연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은 업무추진비 등 정부 예산은 규정을 준수하여 정당하게 지출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거듭 말씀드린다"고 강조를 거듭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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