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매매가 급등…전세가율 50%대로 추락
강남 아파트 중위가격 역대 처음으로 10억 원 돌파
손재영 교수 "강남 집값 지극히 정상…정부규제 이해불가"
김정호 교수 "최고급 주거지 공급, 강남 집값 유일한 해결책 "

문재인정부가 오르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지난달 13일 종합부동산세 추가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과 21일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을 연거푸 내놨지만 시장은 정부의 바람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볼 수 있는 50%대로 떨어졌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로 전월(64.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고 강남 11개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하며 2013년 11월(59.2%)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벽이 무너졌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이 구별 전세가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강남구 전세가율이 떨어진 이유는 비교적 안정돼 있는 전셋값에 비해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의 전세가율이 서울에서 두번째로 낮은 50.1%를 기록했고 송파구의 전세가율도 8월 52.8%에서 9월에는 51.0%로 떨어지며 각각 50%대 붕괴를 눈앞에 뒀다.

도봉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67.7%, 69.5%를 기록하며 70%대 벽이 무너졌고 성동구는 8월 62.9%에서 9월에는 50%대(59.9%)로 내려왔다. 경기도는 지난 8월 74.9%에서 9월 74%로 떨어졌고, 인천은 75.8%에서 75.7%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최근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지방은 전세가율이 오르는 곳도 있다. 부산의 경우 최근 매매가 하락으로 인해 전세가율이 8월 68.5%에서 9월에는 68.6%로 상승했고, 경북은 77.8%에서 77.9%로, 제주도는 62.8%에서 62.9%로 각각 올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간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8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1월 7억 원을 넘어선 지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1억 원이 올랐다. 심지어 강남 11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원을 넘어서며 10억 원 시대를 열었다. 강남 11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지난달 10억5296만 원을 기록하며 역대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고 전월(9억8844만 원)에 비해 6.53% 상승했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날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잡겠다고 나선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 비판했다. 

손 교수는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사거나 팔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지금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고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데 왜 이렇게 흥분해 시장을 통제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손 교수는 "과거 부산과 대구에서도 집값이 크게 올랐었지만 정부의 대책 없이도 안정됐다"며 "지금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이 필요한데 현재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설 장소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호 전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PenN과의 통화에서 "지금 정부에서 내놓은 주택 공급 대책은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정책"이라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공급 부족이고 현재 강남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이주할 수 있는 최고급 주거지를 조성하는 것이 강남 집값을 잡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과거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서 분당과 판교에 최고급 주거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됐지만 노무현정부가 판교 개발을 일반 서민주택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강남 짒값을 잡는데 실패했다"며 "약자를 대변한다고 나선 문재인정부가 최고급 주거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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