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한국형 육식성 좌파’에 무릎 꿇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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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1.15 09:23:36
  • 최종수정 2018.01.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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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물어뜯는 육식성 한국 좌파
몸만 컸지 보신주의와 기회주의만 판을 친 초식성 우파
국가정체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위기의 한국 현실
강규형 분투, 외교관 성명, 박정자 “저도 2만 명 중 하나” 눈길
‘대한민국 체제’ 존중하는 모든 국민이 ‘자유의 戰士’로 탈바꿈해야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지금은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지만 아득한 옛날 오랫동안 세계에 군림한 주역은 공룡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3000만 년 전인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엽에 지구에 나타나 쥐라기와 백악기에 전성시대를 이루다가 백악기 말엽에 갑자기 멸종된 대형 파충류였다. 15000만 년 동안이나 지구의 주인이었던 공룡이 한 순간에 사라진 원인을 둘러싸고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외계에서 날아온 대형 운석이 지구에 충돌한 영향이라는 것이 유력한 설로 굳어지고 있다. 공룡이 계속 남아있었다면 인류가 오늘날처럼 만물의 영장행세를 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공룡은 식물을 먹었던 초식성 공룡, 이들을 포함한 동물을 먹었던 육식성 공룡, 동식물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공룡으로 나뉜다. 특이한 점은 대체로 육식성 공룡의 몸짓이 초식성 공룡보다는 상대적으로 왜소했다는 점이다. 육식성 공룡은 몸길이가 보통 615m 정도였지만 초식성 공룡은 이보다 훨씬 커 세이스모사우루스의 경우 무려 50m나 됐다. 하지만 몸집만 크고 행동이 둔한 초식성 공룡은 이빨이 날카롭고 빨리 달리는 티라노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데이노니쿠스 같은 육식성 공룡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나는 한국에서의 이념 문제를 생각할 때마다 육식성 좌파초식성 우파의 차이를 떠올리곤 한다                                           

남북이 분단돼 대치해있고 현행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정신이 우파적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입각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주류는 우파일 수밖에 없다. 8·15 해방 직후에는 한반도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막연한 선호가 더 높았다는 당시 여론조사 결과도 존재하지만 수많은 희생과 함께 이념적 대이동도 동반한 6·25 전쟁을 겪으면서 적어도 휴전선 이남에서는 공산주의가 발붙일 여지가 줄었다.

한강의 기적을 낳은 우파 권위주의 정부가 막을 내리고 절차적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특히 전교조와 민노총 등의 영향으로 좌파에 기울어진 국민이 크게 늘긴 했지만 아직 한국인들의 다수가 이념적으로 우파에서 좌파로 선회했다고 보진 않는다. 각종 투표에서 나타나는 한국의 정치 지형은 이념 못지않게 지역과 세대 등의 다른 변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수적으로만 보면 한국에서 결코 좌파가 우파를 능가하기 어려운데도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월등히 큰 왜곡된 현실이다.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대체로 좌파는 우파에 비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의 정당성에 대한 인식은 희박한 편이다. 러시아 혁명이나 중국 공산당의 집권 전후의 확 달라진 이중기준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다. 필자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인 영국 저널리스트 폴 존슨의 지식인들에 등장하는 마르크스 브레히트 러셀 샤르트르 헬만 촘스키 등 위선적 지식인들의 대다수가 좌파 인사인 것도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대한 잘못된 비현실적 인식에 바탕을 둔 좌파 이념의 근본적 한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한국형 육식성 좌파의 문제점은 유별나게 심각하다. 이들만큼 사실이나 진실에 대한 책임의식이 약한 집단은 현재 전 세계에서 찾기 힘들다. 2008년 광우병 난동이나 2016년 후반부터 작년 초까지 이어진 탄핵 정변’, 이보다 앞서 병풍(兵風) 사기극이나 천안함 폭침 때도 드러났듯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이념적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과장, 왜곡,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나중에 명백히 잘못이 밝혀져도 책임을 회피하고 진지한 자성과 재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목표에 걸림돌이 되는 집단이나 개인이라면 근거가 희박하더라도 무더기 민형사 소송과 마녀사냥식 인신공격으로 집요하게 물어뜯어 흠집을 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반대세력 집권기에는 사사건건 침소봉대를 통해 온갖 비난과 음해를 일삼고 민주와 정의의 화신인양 떠들었으면서도 과거 좌파정권 시절 저질러진 휴대전화 불법감청 범죄와 민간인 대규모 도청 및 사찰, 주류신문에 대한 탄압, 대규모 권력형 부정비리,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협하는 주적(主敵)에 대한 뇌물성 뒷돈 제공 같은 엄청난 실정(失政)과 과오에는 침묵하거나 한 걸음 나아가 홍위병으로 나서 두둔한 지난여름 그들이 한 짓들도 결코 잊을 수 없다. 언론인이나 대학교수의 정치 참여나 정부 참여와 관련해서도 반대 진영 사람이면 폴리널리스트 폴리페서로 맹공격하지만 자신들이 할 때는 정당하고 당연한 전직(轉職)으로 간주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가 만연하다.

한국의 경제 기적 역사 속에서도 거의 모든 주요 정책에 대해 수없이 많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난무했지만 나중에라도 그때 내 주장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한국형 좌파는 찾기 어렵다. 물론 젊은 시절 한때 좌파였다가 세월이 흐르고 공부를 더 하면서 미망에서 깨어나 용기 있게 과거의 인식 오류를 고백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박성현 전 뉴데일리 주필, 김철홍 장신대 교수 같은 양심적인 인사도 있지만 한국형 육식성 좌파들은 이들을 변절한 극우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낙인을 찍어 매도하기 일쑤다. 범좌파 진영 안에서도 옛 민주노동당 출신이지만 민노당의 잘못된 노선에 반발하고 탈당한 뒤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뉴레프트(신좌파)’를 주창하고 북한 3대 세습정권의 독재와 인권유린을 강도 높게 비판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같은 합리적 사회민주주의자들도 있긴 하지만 한국의 좌파에서는 늘 주변부에 머물러 있고 힘을 얻지 못했다. 미국 유럽 일본 같은 나라의 좌파 진영에서 이미 꽤 오래 전부터 극좌세력은 힘을 잃고 온건한 사민주의자 중심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형 좌파가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성 좌파였다면 한국형 우파는 오랫동안 전형적인 초식성 우파였다. 정치권은 물론 지식인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육식성 좌파의 명백한 거짓과 선동에도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혹시 소신을 말했다가는 그들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될까 전전긍긍하면서 나만 다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보신(保身)주의와 기회주의가 판을 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좌파 정권 시절 KBS MBC가 보였던 골 때리는 좌편향 방송 행태를 조금이라도 바로잡기 위해 이명박 정부에서 비()좌파 성향 주류 신문들에 허가했던 종편들의 보도 행태가 당초의 기대와 판이하게 오늘날 저 꼴로 전락한 것도 한국형 육식성 좌파의 집요한 물어뜯기에 주눅 든 위축 효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비좌파정권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사람을 쓰는데도 우파적 신념과 가치관이 뚜렷한 인사보다는 어떤 정권에서도 비위를 맞출 수 있는 무이념형 인사들의 등용이 두드러졌다. 필자가 굳이 비좌파정권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이 좌파정권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제대로 된 우파정권이라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와 내각, 국회에 허위와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결기와 강단을 갖춘 인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 포진했다면 아무리 당시 거의 전 언론이 최소한의 저널리즘 기초와 합리적 판단능력을 상실한 채 박근혜 죽이기에 나섰다고 해도 과연 국민의 합법적 선거에 의해 선출된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저렇게 허망하게 강제로 쫓겨나는 후진국형 탄핵 정변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난 일이야 일단 그렇다 치더라도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3기 좌파정권은 1,2기인 김대중 노무현 정권과 큰 뿌리는 같이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주사파 전대협 세력으로 대표되는 친북 급진 좌파세력은 김대중 정권 시절만 해도 권력 내 영향력이 미미했고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대체로 청와대 행정관이나 일부 비서관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이들은 실질적인 권력 2인자인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과 비서관에 대거 등용돼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나이가 들면서 그들의 잘못된 세계관이 달라졌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상당수 국민 사이에 이번 정권교체가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닌 대한민국 체제의 근본적인 변혁과 훼손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권력의 비정상적 폭주를 견제해야 할 검찰과 법원, 특정 정권의 시녀가 아니라 국가의 공복(公僕)이어야 할 행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개인적 출세를 의식하거나 본인의 이념성향상 정권의 무리한 요구와 주문을 앞장서 이행하려고 편파적 법집행과 행정조치를 쏟아내는 자발적 부역자 집단의 기세가 두드러지는 암담한 현실이다.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버젓이 지면을 장식하고 전파를 타고 있다.

이런 위험한 흐름에 그나마 제동을 걸려면 대한민국 체제를 존중하는 사회 각계의 모든 인사들이 기존의 초식성 우파 체질에서 과감히 탈피해 자유의 전사(戰士)’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는 지역과 성별, 세대의 차이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강규형 전 KBS 이사 같은 이들의 눈물겨운 분투,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전직 외교관들의 성명, ‘태극기 집회후원자 2만 여명에 대한 경찰의 금융거래 조사에 굴복하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2만 명 중의 하나라며 짧지만 인상적인 저항의 메시지를 올린 박정자 상명대 명예교수 같은 분들의 항거는 인상적이다. 창간 직후부터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PenN을 포함해 월간조선 미래한국 뉴데일리 미디어펜 등 우파 자유주의 논조를 분명히 하면서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지적하는 매체들에 대한 국내외 한국인들의 뜨거운 성원이 지니는 의미도 적지 않다. 당 전체로는 여전히 미덥진 않지만 기회주의 웰빙 정당 체질로 자주 비판을 받았던 자유한국당에서 뒤늦게나마 심재철 김진태 전희경 강효상 박대출 추경호 의원 등을 중심으로 현 정권의 일탈을 강도 높게 비판하거나 정권의 폭주에 맞서 과거 좌파세력이 즐겨 썼던 민형사상 소송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도 결과는 둘째 치고라도 일단 눈여겨볼 만하다                      

이런 저항과 그건 아니오!’라는 항변의 움직임이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아끼는 양심적인 판사, 검사, 변호사, 경찰관, 행정 분야 직업공무원, 교수, 교사, 언론인, 종교인들에게 대거 확산된다면 아무리 한국형 육식성 좌파의 기세가 등등하더라도 어렵게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성취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은 막을 수도 있다. 잠깐 몰아치는 광풍(狂風)이 두려워 겁을 먹고 움츠리기만 한다면 결국 그 칼날은 우리 국민 모두를 밸 수도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독일 히틀러 전체주의 정권이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파죽지세의 기세로 유럽을 석권하면서 영국이 존망의 위기에 놓인 1940년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피와 수고와 눈물, 그리고 땀뿐입니다. 우리는 가장 심각한 시련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나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정책은 무엇인가? 나는 대답합니다. 육상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자유를 지키는 것이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모든 힘과 능력을 총동원하여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저 괴물과 같은 독재자(히틀러 의미)를 상대로 자유를 수호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승리입니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어떤 폭력을 무릅쓰고라도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자유와 진실,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이라면 처칠의 이 명연설을 읽고, 또 읽어야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권순활 전무 겸 편집국장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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