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미국·중국·일본 3국에 모두 뒤쳐져
올해 성장률 3.0%→2.9%, 내년 2.9%→2.8%로 하향 수정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췄다. 이는 최근 한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미국·중국·일본 3국에 모두 뒤쳐지는 것과 주요 20개국(G20)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등, 최근 악화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ADB의 '아시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ADB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경제전망 때 제시한 3.0%에서 2.9%로 낮췄으며, 내년 전망치는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ADB는 한국 정부의 국내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재정정책(소득주도성장)이 성장을 촉진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또 미중무역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최대 교역국들인 미국과 중국이 부과하는 관세로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 전망했다.

아시아지역 45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 예상치에 대해선 기존 전망대로 올해는 6.0%를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5.8%로 0.1% 포인트 낮췄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6.6% 성장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보다 0.1% 포인트 낮은 6.3% 성장을 예상했다.

최근 OECD는 '중간 경제전망'(Interim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7%로, 내년 성장률을 2.8%로 수정하는 등, 국제기구와 국내외 경제 분석 기관들이 잇달아 한국의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OECD는 지난달 30일 올해 2분기 한국의 실질 GDP(계절조정)는 1분기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미국, 중국, 일본은 2분기에 각각 1.0%, 1.8%, 0.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G20의 2분기 성장률(1.0%)에도 못 미쳤으며, OECD 평균(0.7%)에도 뒤쳐졌다.

이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과 그에 따른 취업자 수 증가 폭의 둔화, 기업의 투자 감소 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간 통계청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취업자 수의 급감, 설비투자의 부진 등은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실업자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113만명을 기록했으며, 실업급여 지급액도 4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매달 취업자 수는 최소 10만~15만 명 증가가 정상적이라는 기준 속에서, 올해 7월 취업자 수가 5000명을 기록하자 '고용참사'란 표현이 등장했으며,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으로 나오자 '고용학살'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젼년동기대비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지난 3월부터 매달 감소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이며, 올해 2분기엔 통계집계 시작한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1분기보다 5.7% 감소했고, 제조업 성장률은 0.6%로 1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악화하는 한국 경제의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잇따른 경고음을 내자, 한국은행은 올 1월에 전망한 3.0% 성장률을 7월에 2.9%로 낮췄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경고등이 연이어 켜지면서, 이를 수정하지 않는 한 추후 한국 경제는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추긴 했지만, 이른 시일 내에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